마이너스 경제에 위협받는 한국 은행업계

초저금리시대 비이자 수익(NIM) 하락세 뚜렷

‘IB+자산관리’ 새 돌파구 삼지만…

 

 

국민은행은 지난달 5000만달러의 미국 래커워너(Lackawanna)가스복합화력발전소 리파이낸싱을 약정 마감했다. 미국 건지(Geurnsey) 지역의 발전소 건설자금으로 5000만달러 투자 약정도 완료했다. 이 은행은 8월말 기준 해외 인프라에서만 4억7000만달러의 금융주선 실적을 올렸다.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은행권의 IB사업 보폭이 넓어지고 있다. 비정상적인 ‘네거티브 경제의 공포’가 역으로 ‘앉아서 이자수익 올리던’은행의 습성에 일대 변혁을 몰고 오는 셈이다. 인프라 관련 금융주선을 넘어 신재생에너지 등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산업 분야를 기반으로 한 구조화 상품을 공급하는 수준까지 도달하고 있다.

선박·항공기 등 대체자산을 구조화한 뒤 펀드를 조성해 셀다운(재판매)하는 방식으로 개인고객 대상 상품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은행들이 전통적 사업구조에 메스를 데는 건 초저금리로 이자수익에 빨간불이 켜져서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올 들어 뚜렷한 하락세다. NIM은 은행 등 금융사가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 비용을 뺀 뒤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다. 운용자금 한 단위당 이자 순수익을 얼마나 냈는지 보여준다.

4대 시중은행인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은행의 올해 2분기 순이자마진(NIM)이 전부 1분기보다 떨어졌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NIM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신한은행의 작년 2분기 NIM은 1.63%로 올해 2분기보다 0.05%포인트 높았다. 국민은행은 1년 전보다 0.01%포인트,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0.03%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 번 고꾸라진 NIM은 반등이 어려울 전망이다. 시장금리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은행 수신·대출금리가 모두 떨어지면서 이자수익이 낮아지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은행의 ‘2019년 7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전달보다 0.10%포인트 낮아진 연 2.64%를 기록했다. 한은이 관련 항목에 대해 통계를 작성한 2001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 7월 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0.10%포인트 내린 1.69%로 집계됐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현재 은행업의 가장 걱정거리는 순이자마진이 축소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이자수익이 아닌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것이 국내 은행의 장기적인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존을 위한 돌파구는 IB와 WM이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는 말처럼 비이자수익을 끌어올리기 위해 조직·사업체질을 바꾸고 있다.

우선 계열사 별로 흩어져 있는 IB조직을 은행 중심으로 모으며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은행, 증권, 보험 등 계열사별 IB·글로벌 부문을 통합관리하는 매트릭스 조직이 확대되는 것이 대표적인 추세다.

한 시중은행 IB부문 임원은 “IB 사업은 한 단위당 규모가 크기 때문에 거래가 성사될 경우 상당한 수수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저금리 시대에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해 IB부문에서도 리테일 상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고액자산가에만 신경쓰던 WM부문 문턱도 낮췄다. KEB하나은행은 프라이빗뱅커(PB) 고객 기준을 금융자산 3000만원 이상으로 하향 조정했다. PB에게만 제공하던 전용 자산관리 시스템도 모든 영업점에 배포한 상태다. 최근 DLS 사태 등으로 은행권 WM은 금,·달러 등 안전자산 위주로 투자가 이뤄지는 동시에 200조원 규모의 국내 퇴직연금시장을 놓고 경쟁이 치열하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익기반이 약해지는 은행들은 비이자수익을 늘려야 할 것”이라며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해 맞춤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산관리가 향후 (은행권)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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