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1위 무기수입국’ 사우디, 미국산 방어망 뚫려 망신…푸틴 “러시아제 사라” 조롱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을 피격한 이란산 드론과 크루즈 미사일의 배후를 규명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세계 1위 무기 수입국가’인 사우디의 미사일 방어 체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사우디가 미국의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갖추고 있었음에도 이란산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미국과 사우디 모두 체면을 구겼다는 지적이다.

그 사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판 패트리어트’로 불리는 S-400 미사일의 구매를 권고하고 나서며 이들을 조롱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14일(현지시간)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받은 사우디아라이바 국경 석유회사인 아람코의 주요 석유시설에서 연기가 길게 뿜어나오고 있다.[로이터=헤럴드경제]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사우디 석유시설 피격 이후 수도 리야드에서 미국에 대한 오랜 봉사의 대가가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1100억달러의 미국산 무기 구입을 약속하는 등 사우디가 그 동안 미국산 무기의 주요 수입국 역할을 해왔지만, 정작 필요할 때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특히 사우디에 배치된 미국의 패트리어트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이란산 드론과 크루즈 미사일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상황이다. 현재 사우디에는 6개 패트리어트 시스템이 배치되어 있으며, 사우디는 이에 대해 각각 10억달러의 비용을 지불했다.

이번 드론과 크루즈 미사일 공격에서 패트리어트 시스템이 작동했는지 여부는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공격 방어에 실패한 것은 분명한 상황이다.

사우디 방어 시스템을 수년동안 연구해온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마이클 나이츠는 “이번 공격은 결함이 없었다”며, 목표에 벗어난 미사일이 20개 가운데 1개밖에 없었다는 점에선 “놀라운 일이다”고 말했다.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경우 비행기와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응한 것으로, 이번 공격이 저고도로 비행하는 드론과 크루즈미사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방어에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사우디 석유시설 피격 사실이 알려지면서 목소리를 키운 곳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그는 지난 16일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시리아 사태 논의를 위한 러·터키·이란 3국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이란과 터키가 구매했던 것처럼 사우디도 러시아제 방공 미사일인 S-300 미사일이나 S-400 미사일을 구매할 것을 제안했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하산 로하이 이란 대통령과 함께 16일(현지시간) 터키 앙카라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AP=헤럴드경제]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이들은 사우디아라비아 기반시설을 보호하는 믿을만한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정상회담에 참석했던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S-400 미사일은 실제 상황에서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패트리어트보다 저렴하고 긴 사거리와 모든 방향에서 적용 가능하다는 기술적인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우디는 이번 석유시설에 대한 피격으로 저고도 드론 공격이나 크루즈 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 체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자나 레바논의 로켓 공격에 대응한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과 같은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민할 수 있지만, 이에 앞서 기존 미사일 시스템의 활용을 고도화하고 레이다 시스템으 개선시키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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