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PEF·대기업 아시아나 인수전 이탈 왜?

“밸류업 비용 5년 내 최대 5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인수를”

글로벌 컨설팅사들 의견 제시 대한항공은 독점이슈가 걸림돌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이 인수해야 한다”

글로벌 경영전략 컨설팅 업체들이 일제히 이런 의견을 내면서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모두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들 컨설팅사들은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운영 문제를 인수의 큰 걸림돌로 꼽았고, 이것이 대형 PEF 운용사와 대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한 직접적인 이유가 됐다. 항공기의 약 80%가 리스로 돼 있는데다 기종도 다양해 운영 효율화 작업에 비용 및 시간이 너무 많이 투입된다는 것이 지적의 골자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을 두 번 다시 나오지 않을 매물이라고 표현했듯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2위의 국적 항공사인 점은 자명하다. 글로벌 경쟁 심화 등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돼 매물로 나왔지만 30년 이상의 업력만 보면 M&A 업계의 관심이 쏠릴 법하다.

이에 몇몇 대형 PEF 운용사 및 대기업도 일찌감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한 사실이 시장에 언급되기도 했다. 다만 글로벌 경영전략 컨설팅 업체들은 하나같이 인수해선 안 된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부채 부담의 원인이 되고 있는 항공기 운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약 5년간 최소 1조5000억에서 최대 5조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6월 말 기준 84대의 항공기를 운영하고 있다. 이중 소유하고 있는 항공기는 단 19대로, 나머지 65대는 각각 금융리스(12대)와 운용리스(53대)로 운영중이다. 즉 전체의 77%가 리스다. 항공기의 기종도 다양하고 리스의 기간, 형태 등도 제각각이라 운영 효율화 작업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평가다.

항공기 운영은 노선 운항과도 연결돼 있어 쉽게 정리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예를 들어 최근 도입한 A380 6대도 금융리스로 운영되는데, 약 500석에 이르는 대형 항공기의 노선을 쉽게 변경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가 5개까지 늘어나 단거리 노선 운항의 경쟁력이 떨어지자 장거리 노선을 겨냥해 A380을 대거 도입했다.

하지만 장거리 노선에선 이미 대한항공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이마저도 경쟁에 밀리고 있다. A380이 미국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이 아닌 홍콩 등 중거리를 오가고 있다. 이런 항공기 운영 상황을 정상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작업이 필요한 실정이다.

글로벌 경영전략 컨설팅 업체들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비용보다 밸류업 작업에서 드는 비용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 악화 원인이 대한항공과의 노선 중복 등이 큰 요인인 만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 분석했다.

이에 대형 PEF 운용사 및 대기업들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에 발을 뺀 것으로 전해졌다. 재무적투자자(FI)들은 전략적투자자(SI)로 대한항공과 손을 잡아야만 턴어라운드가 가능해질 것으로 진단했으나 국토교통부는 독점 이슈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를 가만히 둘리 없다.

대형 PEF 운용사 관계자는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도 턴어라운드가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것이 제격이라는 말이 나오는 까닭”이라고 말했다.

김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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