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패션위크 신고 걸을 수 없는 ‘받침용 구두’ 등장

톰 브라운 2020 SS 컬렉션에 등장한 페데스탈 신발, ‘돌고래 구두’ 논란

가디언 “프랑스 혁명 이전 힐의 높이가 지위를 상징하던 당시 투영”

비즈니스 인사이더 “돌고래 구두 신는 것 즐거운 경험 아냐…일부 고통 호소”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파리 패션위크에 마련된 톰 브라운의 2020 SS 컬렉션 런웨이 모습. 돌고래 구두를 신고 런웨이에 가만히 서 있는 모델의 모습이 보인다.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파리 패션위크에서 미국의 디자이너 톰 브라운(Thom browne)이 선보인 2020 S/S 컬렉션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진행된 톰 브라운 패션쇼에서 등장한 ‘돌고래 모양’의 신발 때문이다.

검은 파도를 타고 점프를 하고 있는 유선형의 돌고래를 그대로 본따 만든 이 구두는 높은 굽과 낯선 모양, 그리고 실제로 해당 구두를 신고 걷지 못하는 모델들의 ‘워킹’ 모습까지 맞물리면서 ‘신발은 왜 존재하는가’라는 존재론적 의문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영국의 가디언이 지난 1일 보도한 ‘이 신발은 걷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란 제하의 기사에 따르면 극단적으로 높고, ‘걷는다’는 일반적인 신발의 기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디자인까지 더해진 이 신발은 단순한 신발이 아닌 ‘페데스탈(pedestal) 슈즈’, 즉 받침용 신발이다.

돌고래 구두의 용도가 신고 걷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보다 높게 서기 위한 ‘받침용’이라는 뜻이다.

가디언은 “이 극단적인 신발은 남성 지위의 상징이었던 로코코 시대의 풍경과 잘 어울린다”면서 “당시 힐은 사회적 지위를 보여줬고, 실제 왕은 가장 높은 신발을 소유하고 있었다”면서 이 신발에 담긴 의미를 설명했다.

돌고래 구두가 담고 있는 의미와 무관하게 ‘신고 걸을 수도 없는’ 구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심지어 너무 좁고 높은 이 구두를 신고 런웨이에 오른 모델이 고통을 호소했다는 전언까지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싱가포르판은 “파리에서 모델들은 마치 뛰어오르는 돌고래처럼 보이게 만든 독특한 ‘받침용 구두’를 신기 위해 엄청난 불편함을 견뎌냈다”면서 “이 구두가 걷기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고, 실제 모델들은 대부분 가만히 서 있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그것(돌고래 구두)을 신는 것이 즐거운 경험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심지어 모델들이 어떻게 런웨이 한 중간까지 갔는지조차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패션 매체인 WWD는 당시 한 모델이 돌고래 구두를 신으면서 극심한 아픔을 겪었다고 전하면서 “아픔이 너무 끔찍해서, 그 불쌍한 모델은 빨리 돌고래 구두를 신는 것을 그만두어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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