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하원, 트럼프 변호사 줄리아니에 소환장…’우크라 의혹’ 서류 제출 요구

우크라 의혹 핵심 인물…트럼프-젤렌스키 통화 후 당국자들과 만나

휴대전화 기록·문자메시지·통신자료 등 10월 15일까지 제출 요구

20191001000443_0[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진행 중인 하원 정보위원회가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75.사진)에게 ‘우크라이나 의혹’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발부했다.

우크라이나 의혹의 핵심 인물인 줄리아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2020년 대선 경쟁자인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조사를 압박하는 전화 통화를 한 이후 우크라이나 당국자들과 만나 대화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하원 정보위는 외교위·정부감독위와 협의를 거쳐 30일(현지시간) 줄리아니에게 이와 관련한 휴대전화 기록, 문자메시지, 기타 통신 자료를 10월 15일까지 제출하라는 내용의 소환장을 발부했다고 블룸버그통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정보위는 소환장에서 “우리의 조사는 대통령직의 권한을 남용해 개인적이고 정치적인 이익을 증진하기 위한 계획에 당신이 대통령의 대리인으로 행동했다는 믿을 만한 혐의들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이나 백악관의 지시에 따라 소환에 불응하는 것은 탄핵 조사를 방해한다는 증거에 해당하며, 당신과 대통령에 대한 불리한 추론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줄리아니가 문자메시지나 통화 기록을 갖고 있다고 진술했던 만큼 이번 스캔들에 또 다른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연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줄리아니는 지난달 24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나는 국무부가 내게 그렇게 해달라고 요청하기 전까지 우크라이나 당국자와 얘기한 적이 없다. 그러고 나서는 모든 대화를 그들(국무부)에게 보고했다”며 국무부에 책임을 돌렸다.

정보위는 줄리아니의 사업 동료 3명에 대해서도 자료 제출과 진술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발부했다.

뉴욕시장을 지낸 줄리아니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비리 의혹을 받는 우크라이나 에너지업체 ‘부리스마’에서 이사로 근무한 아들 헌터 바이든을 보호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의 퇴진을 압박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검찰총장 퇴진은 부패 사건 수사 미진에 따른 것으로 당시 다른 서방 지도자들도 요구했던 사안이었다. 우크라이나 검찰도 헌터 바이든이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며 줄리아니의 주장을 부인했다.

줄리아니가 정보위에 문자메시지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할지는 불투명하다. 그는 지난달 29일 ABC에 출연해 아담 시프 정보위원장에 대한 협력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법률전문가들을 인용, 줄리아니가 변호사와 의뢰인 간 비밀유지권 보장을 주장할 수 있지만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스티븐 길러스 뉴욕대 법학교수는 “이 특권은 트럼프에게 법률 자문을 할 목적으로 줄리아니와 트럼프 사이의 소통에만 적용된다”고 말했다.

만약 줄리아니가 소환에 불응할 경우 의회는 민·형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법원은 그에게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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