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 탄신 150주년…’일그러져 가는 또하나의 우상’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경제사회이사회 회의장에서 열린 간디 탄생 150주년 기념 고위급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헤럴드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경제사회이사회 회의장에서 열린 간디 탄생 150주년 기념 고위급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헤럴드경제]

 

인도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하트마(모한다스) 간디가 2일 탄신 150주년을 맞았다. 그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하는 과정서 보여준 비폭력주의는 당시 폭력에 찌든 세계인에 깊은 감동을 주며 정신적 지도자의 귀감으로 자리잡았다. 본명 대신 불리는 마하트마는 ‘위대한 영혼’을 뜻하는 말로 존칭의 의미에서 붙여졌다.

국부의 탄생일로 국경일을 맞은 인도에서는 이날 그를 기리는 행사가 전역에서 벌어졌다. 또 세계 곳곳에서도 관련 행사가 줄이었다. 런던에서는 채식주의 축제도 열리고 두바이에서는 그의 정신인 ‘평화’와 ‘인내’를 상징하는 걷기마라톤이 펼쳐졌다.

하지만 위대한 지도자 간디에 대한 회고는 점차 시들해지는 양상이다. 세월이 갈수록 그의 성인(聖人) 이미지에 가려져 있던 인간적 면모와 본성들이 한꺼풀씩 드러나며 그 또한 평범한 사람이었구나는 인식이 확산되는 때문이다.

한때 간디를 인종 차별주의에 맞선 투사로 추앙했던 흑인 인권단체및 아프리카국가들에서 그의 위상은 여지없이 추락했다. 지난해 가나에서는 대학에 세워져 있던 동상도 치워졌다. 간디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을 당시 쓴 글 등 그의 차별주의적 행각이 사실로 드러난 탓이다. 그는 글에서 백인은 ‘우월적 지배 종족’으로 높인 반면 흑인에 대해서는 “문제가 많고 매우 더럽게 짐승처럼 산다”고 폄훼했다.

그의 여성관 또한 논란의 대상이다. 특히 78세로 숨지기전까지 벌거벗은 체 10대 종손녀와 함께 잔 사실은 여성 인권 운동가들을 경악하게 한다. 간디는 이러한 방식이 자신의 성적 욕구 억제를 시험하는 것이라고 말해 왔다.

간디의 위상은 그의 조국에서도 흔들리는 중이다. 현 나렌드라 모디 정부의 힌두주의가 세를 더하며 그가 설파한 다민족주의는 점차 빛을 바랜다. 올해 간디의 서거 기념일에는 그의 허수아비가 극단 힌두주의자들의 손에 의해 불태워졌다. 그 또한 1948년 힌두 극단주의자에 암살 당했다.

영화 ‘간디’의 제작자인 리처드 애튼보로는 자료 수집차 간디의 최측근이자 인도 초대 총리를 지낸 자와할랄 네루를 만났다. 간디를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묻자 네루가 “그는 위대한 인물이지만 또한 결함과 약점이 있는 인물이다”고 답변했다. 이어 네루는 애튼보로에게 간디를 성인으로 만들지 말라고 당부했다. 네루는 “그 또한 (평범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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