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미 외교관 부인 사건, 외교문제 되나

지난 8월 도로 역주행해 19세 청소년 숨져 외교관 면책특권 주장했다가 거부…분노 일으켜

경찰에 英 떠나지 않겠다고 해 풀려난 뒤 도주 존슨 총리 “필요하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할 것”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P=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영국에서 10대 청소년을 차에 치어 숨지게 한 뒤 미국으로 도주한 미국 외교관 부인 사건에 대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직접 나섰다. 미 CNN 방송의 7일 보도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필요하다면 주영 미국 대사는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까지도 용의자의 영국 소환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관 배우자의 면책특권을 두고 양국간 외교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사건은 지난 8월27일 영국 중부 노샘프턴셔 미국 공군기지 근처에서 일어났다. 한 미국 외교관의 부인이 도로에서 역주행하다 오토바이 운전자인 해리 던(19)을 치었다. 그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고, 가해자인 외교관 부인은 경찰 조사에서 영국을 떠나지 않겠다고 했지만 풀려난 뒤 곧바로 미국으로 도주했다. 경찰 조사 당시 외교관 부인은 면책특권을 주장했으나 노샘프턴셔 경찰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존슨 총리는 그동안 익명으로 보도돼온 사건용의자의 실명을 앤 사쿨라스(42)로 적시하며 “외교 면책특권을 이런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앤 사쿨라스는 영국으로 돌아와 이 나라의 법 절차에 따르라”고 말했다.

존슨은 이어 “우디 존슨 영국 주재 미국대사에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며 “그렇게 해서도 풀리지 않는다면 내가 개인적으로 백악관과 직접 얘기하겠다”고 했다.

앤 사쿨라스가 국제법상 외교 면책특권을 주장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번 사건이 거대한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이 사고로 숨진 던의 가족들은 “우리는 앤이 영국으로 송환돼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주영 미국 대사관은 용의자의 신분과 이름을 밝히길 거부했으며, 미 국무부는 “이번 같은 사건에 있어서 해외주재 우리 외교관 및 가족들의 면책특권 포기 여부는 국제적인 파장을 고려해 고위급에서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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