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철군”…미국내 ‘세가지 우려’

美동맹 쿠르드족 ‘토사구팽’

러시아와 이란에만 ‘좋은 일’

소멸됐다는 IS ‘재건’ 빌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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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선언으로 시리아와 터키, 러시아와 이란 등이 개입하고 있는 중동 내 패권을 둘러싼 세력다툼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미국과 함께 이슬람국가(IS) 소탕에 나섰던 쿠르드족이 미국이라는 든든한 ‘방어막’을 잃은 가운데, 이미 시리아 공습을 예고한 터키와 더불어 시리아 정부군과 이란 역시 쿠르드족이 점령하고 있는 시리아 북서부 지역을 빼앗기 위한 공세를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월 자신이 예고한 바 있는 시리아 내 미군 철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제는 이 끝없고 우스운 전쟁에서 빠져나올 때가 됐다”고 말했다. 요지는 터키 군이 시리아 북부를 겨냥해 오랫동안 계획해온 작전을 수행토록 철군을 통해 길을 터주겠다는 것이다.

백악관 역시 IS 격퇴 임무를 완수한 상황에서 더이상 시리아에 미군이 주둔할 필요가 없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미국의 철군 선언에 IS 소탕 작전에서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인 시리아민주군(SDF)의 핵심인 쿠르드족은 한순간에 ‘토사구팽’의 처지에 놓였다. 독립을 위한 염원이 사실상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고, 무엇보다 당장 터키의 공습이 예고돼 있는 상황에서 쿠르드족이 미국에 느끼는 배신감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터키군이 시리아 북부 지역을 공습할 것이란 전망은 쿠르드족에게 깊은 공포감을 안겨주었고, 전장에서 수년 간의 협력 끝에 미국에 배신을 당했다는 격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터키에게 공격의 길을 열어줬다는 비난에 대해 백악관은 그 어떤 공격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공화당 내부에서 조차 ‘충성스러운’ 동맹을 포기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공화당의 유력 차기 대권 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우방국들이 우리의 뒤를 봐주기를 원한다면 우리도 그들의 뒤를 봐줘야 한다”며 철군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이 알 아사드 시리아 정부와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와 이란에게만 ‘좋은 일’을 해준 격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CNN은 “(미군 철군은) 푸틴과 알 아사드에게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미군이 시리아에서 빠져나가면 시리아 정부군은 평소 노렸던 시리아 북동부 에조르 탈환에 나설 공산이 크다. 현재 에조르는 쿠르드족 반군이 장악하고 있다. 이란 역시 미국의 세력이 약해진 틈을 타 이란과 이라크, 시리아를 잇는 루트를 건설하기 위한 공세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에 미국의 동맹국인 이스라엘에게까지 위협이 될 수 있다.

더불어 미군 철수 결정이 IS 재건의 빌미를 제공함으로써 그간 IS 소탕 노력을 무위로 되돌릴 것이란 우려도 높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는 IS가 소멸했다고 주장하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터키와 시리아 그리고 유럽국들이 IS 부활을 대신 막아줄 것이란 트럼프의 설명도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전했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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