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고객, 4% 수익 받으려 연 14.5% 리스크 부담한 꼴”

[헤럴드경제=오연주·박자연 기자]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계기로 금융감독원이 펀드 판매 수수료 체계 재검토에 나선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은 “고객은 한 4% 주고, 10%를 금융회사가 떼어먹는다”며 “모든 리스크는 투자자에게 떠넘기고, 이 정도면 사기”라고 비판하며 전면적인 수수료 체계 검토를 주문했다.

금감원이 DLF 실태를 검사한 결과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 판매사들이 투자자에게 제시한 수익률은 6개월에 2%(연 4%) 수준인 반면, 상품을 판매한 은행(1.00%), 펀드를 운용한 자산운용사(0.11%), DLF 편입 증권(DLS)을 발행한 증권사(0.39%), 상품을 기획한 외국계 투자은행(3.43%) 등은 5%(연 10%)에 가까운 수수료를 챙겼다는 것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원장은 “10%에 근접한 이쪽(금융회사들)의 수익과 4% 정도의 (투자자) 수익을 교환한 거래라고 생각된다”며 “향후 수수료 체계 검토는 당연히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또한 DLF는 사모 형태로 판매됐다. 판매할 때 공모펀드 규제를 피하려고 모집 투자자가 50명을 넘지 않도록 같은 구조의 상품을 평가일만 다르게 해서 40여명씩 여러 차례 모집하는 ‘시리즈 펀드’로 판매됐다는 지적과 관련해 윤 원장은 “시리즈 펀드도 검사했다”고 밝혔다.

윤 원장은 “이런 부분을 좀 집중해서 들여다보고,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금융위원회 쪽과 협의해서 (판매사와 운용사에 대한) 적절한 제재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시리즈 펀드를 통한 ‘쪼개기 편법 판매’ 방지 대책에 대해선 “그 부분도 검토하겠다”고 했고, ‘도덕적해이가 심해 일벌백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는 “공감한다”고 답했다.

한편 하나은행이 DLF 판매에 대한 금감원 검사를 앞두고 관련 자료를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DLF 관련 자료 삭제 정황은 금감원이 최근 중간검사 결과를 발표하고 나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한 추가 검사에 착수했을 때 파악됐다.

이에 실무 책임자인 김동성 은행 담당 부원장보는 “포렌식 요원을 투입해 복구 중이다. 퍼센티지(복구율)나 건수는 정확히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밝혔다.

지 의원이 “조직적으로 (자료를 삭제)했다면 검사 방해”라고 지적하자 윤 원장은 “그 부분에 대해서 검사도 더 하고, 법률 검토도 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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