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터키경제 파괴 준비, 관세 폭탄”…터키 장관 3명 ‘블랙리스트’ 올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로 거센 후폭풍에 휘말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에 대한 ‘경제 제재’라는 칼을 빼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에 군사 공격을 감행한 터키에 대해 고강도 제재와 철강 관세 폭탄, 무역협상 중단 등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도 터키에 대한 무기 수출 제한과 함께 석유 및 천연가스 시추 활동에 대해 제재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터키의 시리아 침공은 민간인과 지역의 평화, 안정,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며 “터키 정부의 전·현직 당국자와 시리아 북동부를 불안하게 하는 데 일조하는 인사들에 대한 제재 부과를 승인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조만간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산 철강 관세를 지난 5월 인하되기 이전 수준인 50%까지 인상한다고 말했다. 미 상무부 주도로 터키와 진행돼 온 1000억 달러 규모의 무역합의 관련 협상도 즉각 중단한다고 했다. 이번 행정명령에는 금융제재와 자산 동결, 미국 입국 금지 등 광범위한 조치들이 포함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의 조치는 인도주의적인 위기를 촉발시키고 있으며 전쟁범죄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터키의 지도자들이 이처럼 위험하고 파멸적인 길을 계속 걷는다면, 터키 경제를 신속히 파괴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미 재무부도 이날 훌루시 아카르(국방), 쉴레이만 소일루(내무), 파티흐 된메즈(에너지) 등 터키 장관 3명을 재무부 블랙리스트에 등재하고 이들의 미국 내 자산 동결 및 미국 거래 중단 조치를 취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터키의 작전이 계속된다면 인도주의적 위기를 더욱 악화하고 비참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터키가 새로운 행정명령에 따른 추가 제재를 받지 않으려면 시리아 북동부에서 일방적인 공격을 즉각 중단하고 미국과 대화로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로 터키의 쿠르드족 침공을 사실상 묵인해 미국을 도와 이슬람국가(IS) 격퇴에 나섰던 쿠르드족을 배신했다는 거센 비난을 받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미국은 소위 끝없는 전쟁에 휘말릴 수 없다”며 “러시아든 중국이든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든 시리아를 도와 쿠르드족을 보호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상관없다. 나는 그들이 모두 잘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미군 철수와 관련해서는 “시리아에서 나온 미군 병력은 역내에 재배치돼 상황을 주시하고, 소규모 미군 병력이 IS 잔당 활동을 막기 위해 남부 시리아의 앗 탄프 주둔지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U 회원국들도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회동한 뒤 성명을 내고 “터키의 군사 공격을 규탄하며, 터키에 대한 무기 수출을 제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독일과 프랑스, 네덜란드, 핀란드 등은 이미 터키에 무기 수출을 중단했으며, 벨기에와 스페인, 오스트리아도 터키에 무기 수출 중단을 지지했다. 터키의 최대 무기 수출국인 이탈리아도 이날 터키에 대한 무기 판매 금지에 동참하기로 했으며, 체코 역시 터키에 대한 군사장비 수출 허가를 즉시 중단키로 했다.

이와 함께 EU 회원국들은 동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공화국 인근에서 이뤄지는 터키의 석유 및 천연가스 시추 활동에 대한 경제 재재를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터키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까지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지난해 터키로 수출된 무기는 총 4500만 유로(약 589억원) 규모에 달한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