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미니딜’ 불확실성 여전, 시장 반응 ‘냉담’

트럼프 대통령 “위대한 합의” 자평

기존 관세·12월 관세 인상 관련 언급은 없어 불확실성 여전

임박한 대(對) EU관세 새로운 위험 등장

1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류허 중국 부총리와 무역협상 합의안을 주고 받은 뒤 악수를 하고 있다[EPA=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협상에서 부분적 합의를 한 것에 대해 지난 12일(현지시간) ‘위대한 합의’라고 자평했지만 시장은 언제든 무역전쟁이 재개될 수 있는 초소형 합의(미니딜)라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3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합의로 이번주 예정된 대(對)중국 관세 인상은 연기됐지만 불확실성을 감소시키기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 역시 1년이 넘게 양국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지만 아직까지도 (정상 간) 서명을 한 합의문은 만들지 못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울한 경제를 띄우는데는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11일 미국은 오는 15일부터 2500억 달러(약 297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30%로 올리려던 방침을 보류했으며, 중국은 연간 400~500만 달러(약 47조~60조원) 규모의 미국 농산물을 수입하기로 했다.

협상의 물꼬를 텄음에도 미국 언론과 대형은행들이 이번 합의를 낮게 평가하는 것은 기존 대중국 관세 및 오는 12월 예고된 추가 관세 인상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이번 합의에도 분쟁의 여지는 여전히 크다며 각론에서 많은 부분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런가하면 WSJ은 75억 달러(약 9조원)에 달하는 유럽산 상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가 임박하는 등 무역전쟁 전선이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는 투자자메모에서 “기존 관세가 하락할 길은 아직 보이지 않고 여전히 관세 인상은 중요한 위험으로 남아 있다”며 “(고용이나 투자 증가 같은) 기업 행동의 의미 있는 반등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의 금융 리서치업체 에버코어 역시 “징벌적 관세가 남아 있는 한 미중 경제 관계는 좋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합의가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해온 포괄적 합의와 거리가 먼 부분적 합의에 그친 점도 언제든 갈등이 재점화될 위험 요소로 지목됐다.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ANZ)의 레이먼드 영 중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술 이전 금지나 국가 안보 등 핵심 이슈는 여전히 높은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면서 “미중 간 긴장이 최근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곧 완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JP모건은 이번 합의가 수개월 간 이어온 무역전쟁 후 긍정적인 발전이라고 평가했지만 그 결과가 시장에 놀라운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특히 2020년 미국 대선 때 미중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제계의 반응도 싸늘하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의 게리 샤피로 회장은 WSJ에 “기업들은 트위터로 무역정책을 확인하지 않고 혁신과 경쟁에 자원을 쏟아부을 수 있을 때 번창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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