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금지 이어 사실상 ‘통행 금지’, 홍콩 지하철 단축 운행 장기화

MTR 측, “시위대 훼손 역사 복구 시간 필요”

블룸버그 “도시에 생명줄에 닥친 혼란, ‘금융허브’ 홍콩 변화시켜”

12일(현지시간) 홍콩 시위대가 시위 중 닫혀있는 MTR역 입구를 열고 내부로 진입하고 있다. [AP=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홍콩의 지하철인 MTR이 평소보다 빨리 운행을 끝내는 이른바 ‘조기 폐쇄’ 사태가 일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장기화되고 있는 시위를 제한시키기 위한 정부의 ‘통행 금지’ 조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홍콩 정부가 긴급법을 발동해 ‘복면금지법’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격분한 시위대의 공격으로 MTR역들이 훼손되자, 홍콩철로유한공사는 복구 작업을 위해 하루동안 전 노선의 운행을 중단했다. 복구된 MTR역은 순차적으로 개방됐다.

이후 공사 측은 MTR역을 수리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MTR의 마지막 운행시간을 앞당겼고, 시위대를 지지하는 여론 내에서는 이 같은 조기 폐쇄 조치가 결국 홍콩 시위를 막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한 홍콩 시민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홍콩은 사실상의 통행금지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 통행금지는 법이 아닌 MTR이라는 교통수단을 독점하는 방식으로 실현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가뜩이나 장기화되고 있는 시위 탓에 휘청이고 있는 홍콩 경제는 MTR의 운행이 축소되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도시의 생명줄인 MTR에 닥친 혼란은 아시아 금융허브인 홍콩의 삶을 변화시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미 홍콩 시내에는 시위로 인해 식당들이 문을 닫고, 관광객을 대상으로한 가게들이 폐업을 하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시위대의 공격, MTR 수리 등으로 인해 근로자들의 발까지 묶인 홍콩은 이제 경제활동의 제한으로 경제가 입을 여파까지 우려해야하는 상황이다. 시민들의 불편함이 높아지면, 시위대를 지지하던 홍콩 시민들이 결국 등을 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 및 기업 컨설팅사인 스티브 비커스 앤 어소시에이츠의 스티브 비커스 CEO는 “전문직 종사자들 사이에서도 시위대의 대의명분을 지지하고, 심지어 시위대의 폭력적 공격마저도 이해하는 이들이 있기는 하다”면서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시민들이 겪는 불편함 때문에 시위대에 대한 지지가 약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