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5일휴전’ 미국과 합의…에르도안 요구 관철, 러·시리아 빠져 실효성 의문

펜스 미 부통령, 5시간 마라톤 회담 끝에 터키와 합의

120시간 군사작전 중지, YPG 안전지대 30km 밖으로

양측 원하는 것 얻었다는 자평 vs 미국 다 내줬다는 비평

협상 테이블에 러시아, 시리아 정부 빠져 실효성 우려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시리아 내 쿠르드 민병대(YPG)를 대상으로 군사작전을 펼치고 있는 터키가 5일간 휴전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미국 측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승리’라고 치켜세웠으며, 터키는 휴전이 아닌 군사작전의 ‘일시 중단’이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일각에선 이번 협상 테이블에 러시아나 시리아 정부군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행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터키 수도 앙카라를 방문 중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5시간에 이르는 마라톤 회담을 갖고 5일간 휴전하는데 합의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왼쪽)이 17일(현지시간)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만나시리아 군사작전 관련 협의를 시작하기 전에 악수를 나누고 있다.[AP=헤럴드경제]

합의 내용은 120시간 안에 YPG가 시리아 북동부와 터키 국경 지역 폭 30㎞에 이르는 안전지대 밖으로 철수하는 동안 터키가 군사적전을 중단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번 합의로 추가적인 제재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안전지대는 터키군이 관리한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승리”라고 묘사하면서 “(이번 합의는) 인명을 구하는 믿을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평가했다. 합의 소식을 접한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사흘 전만 하더라도 이번 협상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며, “그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일부 ‘거친’ 사랑이 필요했다. 모두에게 좋다”고 반겼다.

안토니우 구흐테스 유엔 사무총장도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시리아 위기의 해법을 찾는 여정은 여전히 길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이번 합의가 휴전이 아니라 군사작전의 ‘일시 중지’라는 명확한 입장과 함께 “(에르도안) 대통령의 뛰어난 리더십으로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터키 모두 협상에서 원하는 것을 얻었다는 입장이지만, 미국 내에선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적지 않다. 시리아 북동부에 주둔하던 미군을 철수한 상황에서 미국이 협상력을 발휘하기 어려웠고, 결국 터키가 그 동안 요구해온 사안을 모두 수용했다는 지적이다. 그 동안 터키는 폭 30㎞, 길이 480㎞에 이르는 안전지대에 주택 20만채를 건설하고 자국 내 시리아 난민 100만명 이상을 이주시키겠다는 입장이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합의의 실행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시리아 북부지역 이해 관계자인 YPG와 함께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는 시리아 정부군 등이 이번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았기 때문에 합의의 이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스탄불에 위치한 경제·외교연구센터의 시난 울겐 회장은 “YPG가 터키군의 공격을 받은 지역을 떠나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의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시리아 국경 지역에 재배치되더라도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부 시리아와 관련된 결정은 더이상 터키와 미국에만 관련된 것이 아니다”며, “그것은 또한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 그리고 YPG도 관련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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