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 나서는 유럽의 10대들]‘멸종저항’, 기상천외 비폭력 퍼포먼스 어필

세계환경운동 또 다른 ‘아이콘’으로 부상 지난해 영국서 조직, 유럽 전역으로 확대

화려한 의상·퍼포먼스로 젊은층에 인기 세계 60여 도시서 2주 일정으로 시위 중

멸종저항 ‘붉은 여단’ 운동가들이 1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서 붉은색 의상을 입고 기후변화 대응 촉구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헤럴드경제]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글로벌 환경단체 ‘멸종저항(Extinction Rebellion)’은 최근 환경 운동을 대표하는 한 축으로 떠올랐다. 이 단체는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세계 각국에 걸친 시위를 주도하며 기후변화 문제를 대중적 이슈로 끌어올렸다.

멸종저항은 지난해 영국에서 조직된 뒤 유럽 내 다른 도시로 확대됐다. ‘비폭력 시민 저항 운동’을 지향하며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 젊은 세대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기후 및 생태계에 대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025년까지 탄소배출 제로(0)를 실현하며 이를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4월 영국 수도 런던에서 주요 도로와 명소 등을 점거하며 시위를 펼쳤던 멸종저항은 이달 들어 더 많은 도시에서 대규모 시위를 전개하고 있다.

이달 5일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노란 조끼’ 시위대와 연합해 파리 13구에 위치한 ‘이탈리 두’ 쇼핑몰을 점거, 프랑스 정부가 기후변화 위기를 완화하기 위한 더 강력한 대책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지난 7일부터는 영국, 미국, 캐나다, 독일, 스페인, 프랑스, 오스트리아,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세계 각국의 60여개 도시에서 2주 일정으로 기후변화 대응 촉구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특히 화려하면서도 기상천외한 의상과 퍼포먼스로 시민들의 눈길을 끌며 기후변화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영국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서는 ‘우리의 미래’라고 적힌 관을 실은 영구차를 전시했다. 운전자는 자신을 자동차에 묶었으며 다른 시위대 역시 차량 주위 도로에 드러누웠다.

세계 최대 석유회사 중 하나인 ‘로열 더치 셸’ 본사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쇼핑가인 옥스퍼드 스트리트를 따라 시내를 행진하기도 했다. ‘장례 행진’으로 이름붙여진 이 시위에는 50여 명의 의사도 참여해 “지금 행동하라”고 적힌 현수막과 거대한 해골을 앞세우고 거리를 걸었다.

멸종저항의 ‘붉은 여단’ 운동가들은 붉은색 천으로 온몸을 감싼 의상을 입고 얼굴을 하얗게 분장한 채 슬픈 표정으로 거리를 걸으며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시위대는 항공기 지붕 위에 올라가고, 피를 연상시키는 붉은 물감을 몸에 묻히고 길바닥에 드러눕거나 요가를 하기도 했다.

각 도시에서는 수백, 수천명의 청년들이 시위에 동참해 한 목소리로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념적 장소나 동상에 피를 뿌리거나 알몸으로 시위에 나서는 등의 시위가 공공질서를 해친다는 비판도 나온다. 주요 도시의 중심부를 점거함으로써 주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언론의 평가도 엇갈린다. BBC는 “멸종저항은 시민들의 휴일을 망치고, 수천 명의 잠재적 지지자들을 다시 멀어지게 만들면서 ‘환경 광신자’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CNN은 멸종저항의 시위에 대해 “보기에 불편하지만 폭력적이지는 않다”고 평했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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