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22~24일 아베와 세차례 만난다…개별면담서 문 대통령 친서 전달

여야 정당·경제단체 주요 인사와 최소 6차례 별도 면담

29년전 일왕 즉위식 보도했던 李총리, 이번엔 축하사절로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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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 참석 차 사흘간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다. 특히 이 총리는 오는 24일 오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개별면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를 기점으로 한일갈등이 전환점을 맞을 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총리실에 따르면 이 총리가 2박 3일 방일 일정 중 이 아베 총리와 만날 기회는 총 세 차례다.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22일 오후), 아베 총리 주최 만찬(23일 오후), 개별 면담(24일 오전)이다.

황거(皇居·고쿄)에서 열리는 일왕 즉위식에는 이 총리와 아베 총리 자리가 떨어져있고, 만찬장에서도 많은 인사가 참석해 심도있는 대화가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결국, 24일 개별 면담이 ‘대화다운 대화’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인 셈이다. 그러나 시간이 10분+α로 강제징용 배상 문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 산적한 현안을 논의하기엔 부족한 실정이다.

이 총리가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양국 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 소기의 성과라는 평이다. 이번 방일에서 한일관계 ‘극적 반전’은 없더라도, 양국 관계개선의 우호적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이 총리의 임무인 셈이다.

또 이 총리는 정·재계 주요인사를 두루 만나 양국관계 정상화에 대한 우리 정부 의지를 피력할 예정이다. 한일 경제 갈등이 양국 모두에 득이 되지 않는 만큼 경제 협력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언급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23일에는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 면담,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 면담,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회장 등 일한의원연맹 관계자 조찬, 도쿄올림픽조직위원장을 맡은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 면담 등의 일정이 예정돼 있다. 24일에는 쓰치야 시나코(土屋品子) 일본 중의원 의원도 면담한다.

24일에는 일본 주요 경제인 초청 오찬을 갖는다.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 회장인 나카니시 히로아키(中西宏明) 히타치제작소 회장, 일한경제협회 회장인 사사키 미키오(佐佐木幹夫) 미쓰비시상사 특별고문 등 10여명을 만나 한일 경제 협력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

이 총리는 한일 갈등 국면에서 악화한 양국 국민감정을 고려, 일본 국민들과 소통하는 일정도 마련했다. 이 총리는 도착 당일인 22일 도쿄 신주쿠(新宿) 신오쿠보(新大久保)역에 있는 ’고(故) 이수현 의인 추모비‘를 찾아 헌화한다. 2001년 전철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 승객을 구하다 숨진 이씨는 양국 우호의 상징으로도 여겨진다. 이 총리는 이어 근처에 있는 한인 상가를 방문해 현지 동포들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들을 예정이다.

23일에는 도쿄 소재 대학에서 대학생 20여명과 ’일본 젊은이와의 대화‘를 진행한다. 타운홀미팅 형식으로 진행되며 질의응답을 통해 이 총리가 양국 현안에 대한 생각을 드러내고 현지 젊은 층의 여론을 살피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동포 대표 초청 간담회(23일), 한일 문화교류 현장 방문(23일)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한편, 이 총리가 1990년 11월 동아일보 도쿄 특파원 시절 아키히토(明仁) 전 일왕의 즉위식을 취재·보도한 이력이 화제가 되고 있다.

당시 이 총리가 쓴 기사를 보면 ‘일왕 즉위식 거행’이라는 제목 아래 강영훈 국무총리 등 세계 160여개국의 대표단이 축하 사절로 참석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나루히토 일왕의 부친인 아키히토 전 일왕의 즉위식을 보도했던 이 총리가 이로부터 29년이 지나 아들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식에 총리 신분으로 참석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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