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비 줄이고 판매망 확대…현대·기아차 ‘중국 전략’ 손질

 

현대차 중국 창저우 공장 의장라인 모습.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중국에서 판매량 제고를 위한 전략을 대대적으로 손질한다. 현지 토종 브랜드들의 추격과 자동차 시장 위축에 따른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 미래차를 선점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22일 중국승용차연석회의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9월 중국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6만2962대)보다 4.7% 감소한 6만27대를 판매했다. 기아차는 1만8349대로 같은 기간 36.0%(1만330대) 줄어든 성적표를 들었다.

대표 모델의 판매량은 꾸준히 줄고 있다. 지난해 9월 3만2100대가 팔렸던 현대차의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가 지난달 2만2600대 판매에 그쳤고, SUV ‘투싼’은 1만2300대에서 3000대로 급감했다. 기아차의 ‘K2’·‘K3’ 판매량도 같은 기간 각각 69%(4900대→1500대) 31%(5500대→3800대) 감소했다.

현대차그룹의 중국 시장점유율은 4.4% 수준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15개월 연속 감소한 현지 자동차 시장의 수요가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위안화 약세와 경기 둔화도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9월 승용차와 상용차를 포함한 중국의 자동차 소매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감소한 180만7000대를 기록했다. 특히 승용차 판매가 178만1000대로 7% 줄었다.

전체 생산 규모도 감소 중이다. 9월 자동차 생산은 전년 대비 7% 줄어든 187만4000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SUV 생산량이 1% 줄어든 가운데 세단의 인기가 크게 떨어지면서 13%나 감소했다.

현대·기아차는 고정비를 줄이고 판매망을 확대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올해 초 베이징현대 1공장에 이어 중국 장쑤성 옌청에 있는 동풍위에다기아 1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한 것이 출발선이다.

중국 부품업체들과 접촉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현지 부품업체 조달 비율을 10% 수준에서 20~3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중국 상하이 쓰지광장에 개관한 수소 비전관 ‘Hyundai Hydrogen World’ 모습. [현대차 제공]

맞춤형 판매 전략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기아차는 4분기 소형차 판매 추이에 따라 K2·K3의 가격 인하 프로모션을 소매점 위주로 확산 중이다. 현대차는 엘란트라 시승을 확대하는 동시에 오는 30일 현지에 출시하는 중국판 베르나의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전기차는 여전히 고민거리다. 현지 완성차 업체의 급격한 성장과 부족한 차종으로 마땅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서다. 오는 2025년 전기차 비율을 20%까지 높이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에 따른 차종 확대가 필수적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중국 현지 시장을 고려한 신차를 꾸준히 투입하는 한편,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의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할 것”이라며 “내년 이후 본격화하는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해 급성장하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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