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듯 다른 미국 일본의 대중국 전략…브루킹스 “일본 ‘인도-태평양’ 전략, 양자택일 기로 놓일 수도”

미 브루킹스연구소 ‘강대국 간 경쟁시대의 일본’ 보고서

미중 간 패권다툼 속 일본의 안보 전략 변화 전망

경제적 의미에서 미일 간 대중국 시각차 존재

(왼쪽부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세계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등 두 경제 대국 간의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태평양’ 지역의 급변하는 세력 지형을 둘러싸고 미국과 일본 간 협력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미 전문가들은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실현시킬 파트너로서 일본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미중 간의 경쟁이 심화되면 다국가적 협력을 지향하는 일본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이 미국이냐 중국이냐를 사이에 둔 양자택일의 기로에 놓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는 ‘강대국 간 경쟁시대의 일본’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은 일본과의 동맹이 미국의 더 넓은 국제 전략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요소임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변화하는 국제 세력 변화 속에 일본의 안보정책의 현주소와 향후 전망을 제시했다.

먼저 브루킹스연구소는 센카쿠 열도로 대표되는 중국의 ‘그레이존(grey-zon)’ 전술을 효과적으로 맞서야 한다는 것에는 미일 양국이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정작 경제적 부분에 있어서는 양국의 입장 차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레이존 전술이란 무력공격 직전의 위협으로 치안과 경비 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을 뜻한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중국이 센카쿠 열도를 접수할 가능성은 물론 낮다”면서도 “하지만 센카쿠 열도는 중국과의 군사적 충돌 위협을 무릅쓸 수 있냐를 놓고 미국의 정치적 의지를 시험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를 서로 뺏고 뺏기는 ‘제로섬(zero-sum)’으로 보는 미국과는 달리 일본은 중국 경제와의 디커플링, 이른바 탈(脫) 동조화를 합리적인 전략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시각적 차이가 존재한다.

제로섬 접근을 바탕으로한 미국의 대(對)중국 정책이 결국 고율 관세를 통한 양자 무역의 후퇴로 이어졌다면, 일본은 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출을 통제함으로써 기업에게 미국과 중국 중 하나의 시장을 택하게 하는 접근을 경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르킹스연구소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한반도와의 관계도 미일 양국이 함께 풀어야할 숙제 중 하나로 거론했다. 특히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능력 증가로 일본이 느끼는 위기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를 어떻게 대처할지를 놓고 미일 간의 입장 차를 좁히는 것이 우선돼야한다는 조언이다.

브루킹스연구소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능력이 고도화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 반대한다거나 주한 미군 철수를 결정할 가능성, 그리고 문재인 정부가 핵 확산보다 남북관계를 우선수위로 둘 가능성 등은 일본에게 시급하고 중대한 과제”라고 밝혔다. 일본 강제징용 보상 판결로 촉발된 한일 갈등에 대한 미국의 개입 능력과 의지 역시 시험대에 오른 상태다.

브루킹스연구소는 미중 갈등이 계속된다면 중국과 러시아, 북한을 위협 요인으로 규정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미국과의 동맹을 맺으면서 중국과의 관계도 안정적으로 가지고 가려는 대국가적 협력에 바탕을 둔 일본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전략’ 사이에 불협화음이 생길 수 있음을 지적했다. 결국 일본이 전략을 수정하고 미국이냐 중국이냐를 놓고 선택의 기로에 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일본은 국제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한 중견국이 되고자하는 바람을 갖고 있지만, 미중관계가 더욱 악화된다면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미국과 중국 중) 분명한 선택을 할 것을 기대할 것”이라면서 “일본의 전략은 압박을 받게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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