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즉석밥 떨어질 일 없죠”…식료품도 ‘구독경제’ 시대

대상 ‘정원e샵’ 정기배송 30% 증가 전망 김치·즉석밥 등 일상식 정기배송 수요 ↑

롯데칠성 정기배송 2배 성장…비중 절반 야쿠르트 “신선식품·마스크팩까지 확대”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구독경제’가 최근 생활 영역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넷플릭스와 같은 영상 콘텐츠 구독 서비스를 넘어, 생필품 정기배송·가전제품 렌탈 등 실물 구독경제가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바쁜 1~2인 가구가 늘면서 일상식 구매에 정기배송 서비스를 활용하는 소비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24일 대상에 따르면 온라인몰 ‘정원e샵’에서 올해 정기배송 서비스 신청 건수는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대상은 지난 2017년 5월 정원e샵을 리뉴얼 오픈하면서 정기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지난해부터 본격 운영해왔다.

정기배송 서비스 이용자 대부분이 포장김치를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이 올해 9월 누적 기준 정기배송 서비스 이용 패턴을 분석한 결과, 4주 간격으로 김치를 주문하는 소비자가 약 80%에 달했다. 2주 간격으로 주문하는 소비자가 약 17%로 뒤를 이었다. 매출액이 가장 높은 제품은 ‘5㎏ 포기김치’로 전체의 약 31%를 차지했다. 이어 ‘3.7㎏ 포기김치’는 약 12%, ‘10㎏ 포기김치’는 약 9%를 각각 기록했다.

 

배송용 박스에 담긴 종가집 포장김치 [제공=대상]

CJ제일제당은 기존 ‘CJ온마트’에서 지난 7월 ‘CJ더마켓’으로 온라인몰을 리뉴얼하면서 정기배송 서비스 대상을 전 품목(1000여개)으로 확대했다. 기존 배송 품목 수(50여개)보다 20배 늘어난 수준이다. 이같은 개편은 즉석밥·포장김치 등을 중심으로 정기배송 수요가 늘고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즉석밥 ‘햇반’은 1인가구 등에서 ‘필수품’으로 인식되며 최고 인기품목으로 자리잡았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특히 CJ더마켓에서만 판매되는 햇반 저단백밥은 수년 동안 정기적으로 판매되는 인기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집에서 김장 대신 포장김치를 소비하는 가구가 늘면서 비비고 김치를 정기적으로 구매하는 고객 비중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생수도 단순 온라인 주문을 넘어 정기배송으로 이용하는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롯데칠성몰’에서 올해 1~9월 정기배송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배(100%) 가량 신장했다. 주요 이용 품목은 생수 ‘아이시스’, 탄산수 ‘트레비’ 등이다. 롯데칠성몰 정기배송 이용자 수는 연 평균 증가율이 약 40%(2015~2018년 기준)에 이른다. 지난해 롯데칠성몰 전체 매출 중 정기배송 비중은 절반에 달했다.

 

한국야쿠르트의 프레시 매니저가 신선식품을 고객에게 전달하고 있다. [제공=한국야쿠르트]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잇츠온’을 출시하면서 프레시 매니저를 통해 정기배송을 시작했다. 이어 온라인몰 ‘하이프레시’를 이달 초 리뉴얼하면서 배송지와 수령일을 수시 변경할 수 있도록 정기배송 서비스를 강화했다. 품목도 밀키트(반조리식품), 신선식품 뿐 아니라 마스크팩 등 화장품으로까지 확대됐다.

하이프레시 이용자수는 하루 평균 2만5000명 수준으로, 리뉴얼 전에 비해 257% 신장했다. 정기배송 이용자 수 역시 75% 가량 늘었다. 정기배송 인기 품목은 대표 음료제품인 ‘mpro3’, ‘윌’, ‘하루야채’ 순이다. 신선제품은 신선란, 닭가슴살, 두부 순의 선호도를 보였다. 편리성은 물론 일반 배송보다 할인폭이 더 크다는 점에서 정기배송 이용자 수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야쿠르트 측은 내다봤다.

온라인 쇼핑몰 쿠팡은 지난 2015년 정기배송 서비스에 나서 이용자 약 4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쿠팡에 따르면 과거 정기배송 이용 품목은 생수, 귀저기 등에 한정됐으나, 최근 그 범위가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과거 정기배송 이용자는 다인가구가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엔 1인가구가 쌀과 가정간편식(HMR) 등 주문에 정기배송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쿠팡 관계자는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밥을 직접 해먹거나 김치를 담가먹는 대신 간편하게 사먹는 것이 보편화되면서 아예 정기배송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정기배송 수요가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식음료업체들의 서비스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