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리 방일에도 ‘냉랭’…일본 “대법 기업자산 매각 땐 옵션 총동원”

일본 “이 총리 청구권 입장 우리와 달라” 비판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에는 추가 보복 예고

정상회담 여부도 “상대가 준비돼야” 평행선

[연합=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식에 맞춰 방일한 이낙연 국무총리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회담을 갖고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까지 전달했지만, 냉각된 한일관계는 여전히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강제 징용공 배상 문제에 대해 일본은 이 총리의 ‘한일청구권 협정 준수’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데 이어 “일본 자산을 현금화할 경우 모든 옵션을 검토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28일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외무성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따른 한국 내 일본 기업의 압류 자산 현금화에 대해 추가 수출 규제 조치와 기업 철수 등의 대응책을 검토 중이다. 지난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라 일본 기업의 배상 의무가 없는 상황에서 한국 대법원의 자산 매각은 국제법 위반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아베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이 총리가 “한국은 한일 청구권 협정을 준수하고 있다”며 대법원판결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대해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지난 25일 “이 총리의 발언은 일본 측과 인식이 다르다”며 “어떤 형태로든 개인이 일본 기업에 배상 청구를 하게 되면 청구권 협정 위반에 해당된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외무성 당국자 역시 “한국 정부가 주장하고 있는 일본 기업의 자발적 배상안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는 분명히 반대 입장을 밝혔다”며 “이러한 인식 차이가 해결되지 않으면 문제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우리 정부가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이 자발적으로 배상에 참여하는 ’1+1’ 안을 기초로 일본과 협상에 나서겠다”는 우리 외교당국과는 온도 차가 있는 발언이다.

정상회담을 통한 극적인 협상 타결도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적은 상황이다. 청와대는 이 총리의 방일 결과 보고 직후 “일본 역시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공감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놨지만,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본 측에 달렸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 역시 모테기 외무상이 “한국이 정상회담을 실시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공을 한국에 넘기는 모양새다.

양국 모두 실무 대화에서 타협점이 보일 경우 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한일간 냉랭한 분위기는 외교당국간 대화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이 총리의 방일 직전인 지난 16일 한일 외교 국장급 회담에서도 일본 측 대표로 나선 다키자키 시게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이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오염수 처리 문제를 언급한 데 대해 “한국이 비건설적인 문제 제기로 일본의 부흥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강제 징용공 문제에 대해 한국 측이 새로운 제안을 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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