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방정부들, 총기 직접규제 못하자 고율 과세로 우회

[AP=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잇따른 총기참사로 규제 목소리가 높지만 직접 규제를 할 수 없는 미국의 각 지방정부들이 총기 판매에 고율의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총기규제에 나서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워싱턴 주 타코마 시는 총기 판매시 건당 25달러의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워싱턴 주를 포함해, 미국의 45개 주는 별도의 자체 총기 규제법을 만들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실제 피츠버그 시는 올해 초 반자동소총에 대한 규제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미국총기협회(NRA)가 후원한 소송전에 휘말렸고 해당 법안은 현재 보류된 상태다.

타코마 시는 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총기 판매에 세금을 부과하는 우회로를 고안해냈다. 이는 지난 2013년 일리노이주의 쿡 카운티가 처음 선보인 규제 방안이다. 시애틀 시는 2015년부터 같은 방식의 총기 규제안을 시행하고 있다.

팀 버지스 전 시애틀 시의원은 WSJ에 총기판매에 부과된 세금은 지역 병원의 폭력 연구 및 방지 프로그램에 쓰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총기 산업이 폭력 같은 피해를 발생하기 때문에 과세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타코마 시의 구상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낙관하기 어렵다. 과세가 실현되면 총기 판매상들은 파산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예상만큼 세수가 걷히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번 입법을 주도하고 있는 라이언 멜로 시의원은 총기세 부과로 매년 3만~4만 달러 가량을 폭력 예방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WSJ은 시애틀의 총기세가 연간 최고 5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실제로는 총기점들이 대거 떠나면서 7만7642달러밖에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총기 단체의 강력반발이 불보듯 뻔하다. 관련 단체들은 시의회 표결이 예정된 이날 시위를 벌였다. 지난주에는 타코마 시에 있는 총기부품업체가 총기세 부과를 반대하며 만약 이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행동에 나서겠다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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