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그 와중에도…우리금융 3분기 ROE 업계 1위

자산 불려…이자·비이자 동시↑

마진율 낮추고 마진총액 늘려

성장잠재력 금융그룹 중 최고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연합=헤럴드경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연합=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해외파생결합펀드(DLF) 사태의 와중에도 손태승 회장의 우리금융그룹이 금융지주 가운데 최고의 자기자본수익률(ROE)를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3분기에 전년동기대비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각각 5.2%, 4.5% 늘었다. 오렌지라이프를 자회사로 편입시킨 효과가 컸던 신한금융지주를 제외하면 금융지주 가운데 최고의 성장률이다. 충당금 적립전 영업이익도 2.6% 늘었다.

다만 신용손실에 대한 손상차손 탓에 영업이익은 7.9% 줄었고, 순이익도 6.0%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대손충당금이 환입됐었다. 기저효과로 올 실적이 숫자상 부진하게 나타난 셈이다.

가장 중요한 지표인 ROE는 금융그룹 중에서 가장 높다. 3분기 누적 11.31%로, 지난해 말보다 무려 1.63%포인트나 증가했다. 신한금융(10.80%), KB금융(10.11%), 하나금융(10.01%)을 웃돈다.

3분기 기준 우리은행과 우리카드를 합친 그룹의 순이자마진(NIM)은 1.66%로 지난해 3분기(1.81%) 이후 줄곧 내리막이다. 업계 최저수준이다. 한국은행이 2차례 기준금리를 낮추며 시장금리도 끌어 내린 게 주된 원인이었다. 다른 금융그룹들의 NIM도 일제히 떨어졌지만 우리금융의 하락폭이 두드러진다. 다르게 해석하면 예대마진을 가장 적게 가져갔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높은 수익성을 기록한 것은 마진폭 대신 마진의 총액 자체를 늘린 결과다. 우리은행의 3분기 대출금은 총 248조213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1% 늘었다. 금융그룹 가운데 대출 성장폭이 가장 크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량 중소기업 위주로 자산을 키우고 핵심예금을 늘려 안정적 운용, 조달 구조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아직 우리금융은 상대적으로 은행 대비 ROE가 높은 비은행 계열사 수가 적다. 지난 3분기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 우리자산운용이 우리금융 자회사로 편입됐다. ABL글로벌자산운용과 국제자산신탁은 이르면 다음달 중, 늦어도 연말까진 그룹사로 편입된다. 보험사, 저축은행 등 추가 인수합병(M&A)이 이뤄지면 이익의 규모에서 신한, KB, 하나 등 경쟁사와의 격차를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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