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군, 시리아 북부서 완전철수”…이스탄불 ‘잃었던’ 에르도안 재기 발판

러시아, 쿠르드 민병대가 안전지대서 철수했다고 터키에 공식 통보

에르도안 “테러제거가 유일한 목표”

지방선거 패배로 궁지 몰렸던 에르도안, 재기 발판 마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AP=헤럴드경제 특약]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러시아로부터 쿠르드 민병대가 시리아 북부에서 완전 철수했다는 소식을 전달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터키와 러시아 정상은 지난 22일 만나 23일 정오부터 150시간 안에 시리아민주군(SDF)와 인민수비대(YPG) 등 쿠르드 민병대가 터키와 시리아 국경에서 시리아 방향 30㎞밖으로 철수할 수 있도록 공격을 중지하기로 합의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쿠르드군이 터키가 설정한 안전지대에서 (이날 오후 6시인) 예정 마감시간보다 빨리 철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와 터키가 국경에서 시리아 쪽으로 10㎞에 걸친 구역을 공동 순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르도안 대통령 역시 96주년을 맞은 ‘터키 공화국의 날’을 기념한 대국민 연설에서 쿠르드 민병대 철수를 공식적으로 러시아로부터 전달 받았다고 확인한 뒤 “공동 순찰을 어떻게 할지 계속해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같은 날 러시아, 이란 외무장관과 회동 후 기자회견을 통해 “만약 안전지대에 YPG가 남아 있다면 주저 없이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는 쿠르드 민병대를 자국 내 쿠르드 분리주의 테러조직 ‘쿠르드 노동자당’(PKK)의 시리아 분파로 보고 있으며 지난 9일부터 이들이 장악한 시리아 북동부에 군사 작전을 펼쳐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강공이 사실상 승리로 막을 내리면서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6월 이스탄불 시장 재선거에서 25년 만에 야당에 시장 자리를 내준 것을 비롯해 4대 도시 지방선거에서 패하면서 국내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렸다.

워싱턴포스트는 “에르도안은 최근 몇 달동안 경기 침체와 수백만 시리아난민으로 인한 불안으로 정치적 타격을 받아왔으며, 집권층 내에서조차 그의 권위주의적이고 족벌적인 통치에 대한 엄호를 받지 못하고 주요 도시 선거에서 졌다”며 “그러나 군사작전 3주만에 그의 정치적 지평이 갑자기 밝아졌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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