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거래 앱 하나면 끝”…은행권 플랫폼 선점 경쟁

10월 30일부터 오픈뱅킹 시범서비스

이체·결제 정보 등 단계적 공유

모바일 혁신에 이어 고객정보를 공유하는 오픈뱅킹(Open Banking)이 시작되면서 은행권의 ‘고객 지키기’가 절실해졌다. 승부처는 고객을 묶어둘 플랫폼이다.

금융당국은 10월 30일부터 각 은행이 가진 고객 데이터를 공유하는 오픈뱅킹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한 달 가량의 시범운영을 거치고 12월 중에 전면 실행에 들어간다. 29일까지 금융결제원에 오픈뱅킹 참여를 신청한 은행 18곳을 비롯해 155곳에 달한다.

시범운영에는 오픈뱅킹 전산과 서비스 구축을 어느정도 매듭지은 10개 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IBK기업·NH농협·경남·부산·제주·전북은행)이 먼저 나선다. 각 은행들은 오픈뱅킹이 가능하도록 기존 모바일뱅킹 플랫폼을 개편했고, 각종 대고객 이벤트도 마련했다.

은행이 거의 독점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고객 데이터는 오픈뱅킹 정책에 따라 단계적으로 공유된다. 일단 1단계는 이체(송금), 결제 부문의 개방이 핵심이다. 은행과 핀테크 사업자들이 오픈뱅킹 공동업무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고객 입장에선 여러 은행에 흩어진 자기정보를 한 곳에서 총망라할 수 있다. 가령 A은행 모바일뱅킹에 접속해 A은행은 물론이고 B, C, D 등 타행 계좌현황까지 조회하고 필요한 업무를 처리하는 식이다.

더불어 토스, 카카오페이 등 오픈뱅킹에 참여하는 핀테크들도 유리하다. 은행들과 펌뱅킹 계약을 따로 맺지 않고도 계좌조회, 간편송금 같은 서비스를 벌이게 된다.

결국 오픈뱅킹 생태계에선 고객이 여러 플랫폼을 유지할 유인이 사라진다. 고객 지키기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한 시중은행 디지털전략 담당임원은 “고객이 어느 플랫폼에 진입하면 이동할 필요가 업어진다. 어느 플랫폼에 최초로 들어갔느냐가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오픈뱅킹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은행들은 선점효과를 노린다. 오픈뱅킹 초기에 제도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시하는 식이다.

대표적으로 신한은행은 모바일뱅킹 쏠(SOL)에서 고객들에게 오픈뱅킹 서비스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이 은행은 타행 계좌에 흩어진 자금을 한데 모으는 ‘집금’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다른 은행의 금융자산까지 아울러 투자 포트폴리오를 진단해주는 기능을 마련했다. 특히 KB국민은행이 12월부터 서비스하는 알뜰폰 ‘리브엠’은 기존 통신비를 최대 95%까지 절감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매개로 플랫폼 선점에 나섰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당국은 오픈뱅킹 시행 초기엔 은행마다 서비스의 편차가 크리라고 예상한다. 계좌조회나 송금 등 기본에만 충실한 곳이 있는가 하면, 초기부터 다양한 서비스를 마련해 어필하는 은행들이 뒤섞인 상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들이 시범운영 이후에 고객의 움직임을 살피면서 추가 서비스를 내놓는 등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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