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입당 이자스민, 그 막전막후 스토리

지난해초 김종대 첫 만남, 이자스민법 통과 약속했지만

10명 이상 못 모아 실패 “국회의 수치, 자성론” 나와

심상정 대표 취임 후 삼고초려, 10월 중순 이자스민 입당

 

19대 국회 당시 자유한국당의 전신 새누리당에서 활동하다가 최근 정의당으로 당적을 옮긴 것으로 알려진 한 이자스민 전 의원.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홍태화 기자] 이자스민 전 의원의 정의당 입당은 지난해 초부터 꿈틀거리기 시작해서 올해 10월 중순 결정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지난해 2월께 첫 만남을 가졌고, 이후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직접 나서면서 급물살을 탔다는 것이다. 그때 이자스민 전 의원 입당을 추진하던 이들이 자주 쓰던 말은 “이 전 의원을 지키지 못한 것은 19대 국회의 수치”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이 전 의원과 처음 만나면서 ‘이자스민법’ 통과를 약속했다. 성소수자 문제 등을 다루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던 김 의원이 퍼뜩 ‘이 전 의원은 얼마나 힘들었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 만남으로까지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당신이 공격을 받은 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고 했고, 이 전 의원은 “잘 살겠다. 내가 무너지면 다른 이주여성들은 누굴 보면서 살겠느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이자스민법은 통과되지 못했다. 법안 발의에는 10명이 필요한데 부탁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자스민법은 대한민국에 거주하면서도 대한민국 국적이 아닌 18세 이하 아이들을 이주아동으로 정의하고 이들에게 기본권을 보장하자는 내용이다. 불법체류자에 대한 여론상 악감정 때문에 발의를 함께 했을 때 역풍이 불 수 있는 법안으로 분류됐었던 측면도 있다. 이에 이자스민법 재추진은 무산됐고, 김 의원은 당시는 의원이었던 심상정 정의당 대표에게 이 전 의원과 관련된 사안을 알렸다.

이후 별다른 진척이 없던 이 전 의원과 정의당과의 관계가 급속도로 발전하게 된 시기는 심 대표가 대표로 취임하면서다. 심 대표가 인재영입에 대한 강한 추진의사를 밝혔고, 정의당 내 금요 전략회의에서 이 전 의원의 얘기가 오가기 시작했다. 8월 하순부터 시작해 9월 집중적으로 심 대표는 이 전 의원을 찾았고, 10월 중순 입당이 결정됐다. 입당 국면에서만 3번 이상 만났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만남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삼고초려 이상의 노력을 기울인 셈이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지난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 전 의원이 마지막까지 고민한 지점은 ‘여의도판’에 대한 트라우마로 보인다. 이 전 의원이 심 대표에게 “그 여의도를 어떻게 또다시 가겠느냐. 혼자 얻어 맞았다”는 얘기를 하며 난색을 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심 대표가 “걱정마라”며 안심시켰고,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입당을 설득했다. 특히 심 대표가 이 전 의원과 과거 상임위를 같이하면서 법안에 ‘사인’을 했던 기억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새누리당 일때도 우리가 도와줬는데, 다른 곳 어딜 가겠느냐’는 뜻이 전달된 단초였다는 것이다.

이자스민 전 의원 측도 비슷한 취지로 당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전 의원의 한 측근은 “이 전 의원이 근거 없는 신상 공격으로 힘들어했을 당시 새누리당 내에서 소외받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었고, 다시 정치권의 주목을 받게 되면 당으로부터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걱정을 했었다”며 “그러나 심 대표가 이 전 의원의 걱정을 성심껏 들어줬고, 이 전 의원은 심 대표의 진심에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했다.

한 정의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전 의원이 그렇게 비판받을 일을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자스민법이 일부 악의적으로 알려진 뒤 신상털기, 인종차별을 당했고 이것은 이제라도 국가적인 속죄를 해야하는 사안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19대 국회가 이자스민 전 의원을 보호하지 못한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고, 그의 정의당 입당은 19대 국회의 수치를 (다음) 국회의 명예로 바꾸는 일”이라고 했다. 다만 이자스민 전 의원의 출마와 관련해서는 “본인 뜻을 먼저 물어봐야 하는 사안”이라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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