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문 정부-경제정책] “D공포 해소·재정안정이 최대 숙제”

내년 적자국채 60조로 사상최대…축소 시급

법인세 홀로 상향 조치…OECD 내 최상위권

노동시장 변화 대비…직훈·창업지원 늘려야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임기 과제로 당면한 위기 극복, 미래 성장력 회복을 위한 민간 활력 제고 등이 제시됐다.

7일 경제계 전문가들은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나갈 방향을 제대로 찾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가장 먼저 당면한 위기인 디플레이션 공포를 제거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지난달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근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6% 상승하는 데 그쳤다. 1월~10월 전년 누계비상승률은 0.8%에 불과했다. 1999년 같은 기간 0.3% 하락한 이후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외경제 탓만 하지 말고, 보고 싶은 것만 봐선 안된다”며 “당장 디플레이션 위기를 어떻게 탈출할 수 있을지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라빚도 점차 줄여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에 발행할 적자국채 규모는 60조2000억원이다. 올해 33조8000억원에서 약 2배가량 불어난다. 역대 최대 규모다. 과거 정부는 한 해 동안 50조원 이상 적자국채를 발행한 적이 없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 3%를 넘는다. GDP에서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9%에서 내년 -3.6%로 급격히 악화될 전망이다. 과거 이 수치가 -3%를 넘은 적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8년과 1999년,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9년 총 세 차례뿐이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남은 임기 동안 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줄여나가야 한다”며 “당장 내년에 -3.6%까지 떨어지는 것은 괜찮지만 그 후부터는 점차 줄여 2%대로 회복시켜야 한다. 현재와 같은 건전성 악화 추세를 그냥 둬선 안된다”고 말했다.

법인세율 인하를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야 한다는 제언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법인세 최고세율(지방세분 포함)은 2017년까지 24.2%에 머물다 현재 27.5%로 되레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3000억원 초과 구간의 과세표준을 신설,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지방소득세 포함 27.5%)로 인상한 영향이었다.

세계적인 추세를 역행하는 조치였다. 미국은 지난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38.9%에서 25.9%로 무려 14%포인트 낮췄다. 일본도 지난 2012년 39.5%에 달했지만 2016년 30.0%, 지난해 29.7로 내렸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전 한국세무학회 회장)는 “정부 주도의 확장 정책을 펼친다고 경기가 반등한 나라는 없다”며 “경기가 어려울수록 감세와 규제 개혁 조치를 내놔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세계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 국내외 기업들이 한국 투자를 늘리는 데 도움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도 “재정은 마중물 역할은 할 수 있지만 성장 자체를 이끌지는 못한다”며 “기업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인세 인하와 같은 조치를 통해 시장 분위기를 바꾸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현장의 어려움을 더 살펴봐 달라는 요구도 이어졌다. 서울 소재 대학의 한 경영학과 교수는 “중소기업, 자영업자에 귀를 기울이고, 트자 의욕을 고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경제계 한 관계자는 “보여주기식 정책에서 벗어나 보다 현장 중심의 정책을 내기 위해 고민하는 게 최우선 과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밖에 새로운 노동 환경에 대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앞으로 (정규직이라는 틀에서 벗어난) 특수고용노동자가 미래 노동의 새 스탠다드가 될 것”이라며 “일자리 창출은 기업에 맡기고, 정부는 직업훈련 역량을 키우고 창업을 지원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직적인 노동시장 구조를 개선해 기업이 짊어지고 있는 노동 비용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며 “자원의 재배치, 생산성 향상 등도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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