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떼어내는 금호…재계순위 60위권 밖으로

매출ㆍ자산 60% 이상이 아시아나항공서…사세 급격하게 위축

매각 이후 금호그룹 재건 방식에 쏠린 눈…“박세창 사장 주도”

연내 매각은 빠르게 진행될 듯…자회사 분리 매각 여부도 관심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모습. [연합=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선정된 가운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사세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연내 매각 방침을 세워 본협상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매각 이후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은 그룹 재건을 향한 외로운 싸움을 해야 한다.

업계는 한때 재계 7위로 ‘10대 그룹’ 반열에 올랐던 금호의 위상이 60위 밖으로 밀려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매출은 7조1833억원으로, 그룹 전체 매출(10조7150억원)의 67%를 차지했다. 그룹 지주회사 격인 금호산업(1조3767억원)과 금호고속(4232억원)의 작년 매출과 대비되는 규모다. 사실상 아시아나항공이 그룹 살림을 책임지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산 규모도 마찬가지다. 아시아나항공의 작년 말 연결기준 자산은 8조1911억원이다. 그룹 총자산(12조7555억원)의 64%를 차지한다. 그룹에서 가장 비중이 큰 아시아나항공이 빠지면 자산 규모는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난해 재계 순위 59위 유진(5조3000억원)과 60위 한솔(5조1000억원)의 자산 규모를 고려하면 60위 안에 들어가기도 어렵다.

재계 한 관계자는 “무리한 차입 경영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떠나보게 만든 원인”이라며 “박삼구 전 회장의 아들 박세창 사장이 그룹 재건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인수·합병(M&A) 승부사로 불리던 박 전 회장이 2002년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본격적인 확장기를 맞았다.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자산 규모가 26조원까지 불었다. 재계 순위 7위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하지만 자금이 발목을 잡았다. 무리한 계열사 인수는 그룹을 위기로 몰아넣었고, 차입금 규모는 급격하게 늘어났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파고까지 덮치며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그룹은 2009년 재무구조 악화로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경영권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넘어갔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은 매각됐다.

박 전 회장이 2015년 금호산업을 인수하면서 재건에 나섰지만, 금호타이어 인수가 무산되면서 그 꿈은 무산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 주인을 만나 신용등급 상향 등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는 아시아나항공과 달리 금호의 영향력은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금호가 어떤 방식으로 그룹 재건에 나설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산업은행 등은 현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본협상의 구체적인 일정이나 절차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연내 매각 가능성은 높지만 최악의 경우 무산되면 채권단 주도로 2차 매각이 추진된다. 채권단이 지난 4월 아시아나 발행 영구채 5000억원을 인수하면서 연내 매각이 무산될 경우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고 매각 주도권을 넘겨받아 행사하겠다고 밝혀 본협상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