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정부 “‘피노체트 헌법’ 바꾸겠다”…시위대 요구 수용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촉발된 시위 한달 만

WSJ “시위대 달랠지 미지수”…당분간 혼란 예상

11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에서 시위대가 칠레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 도중 칠레 국기를 흔들고 있는 모습. [로이터=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한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반정부 시위 해결을 위해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독재 시절 제정된 헌법을 개정하는 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곤살로 블루멜 칠레 내무장관은 지난 10일 피녜라 대통령, 여당 관계자들과 회동한 뒤 새 헌법 초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울러 제헌의회가 개헌안 초안을 작성한 뒤 최종적으로 국민투표에 부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블루멜 장관은 “수일 내 개헌방식을 발의할 것”이라며 “개헌안 완성까지는 1~2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기관 카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칠레 국민의 52%가 개헌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WSJ은 전했다.

시위대는 지난 6일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 인상을 계기로 낮은 임금과 연금, 잦은 공공요금 인상, 높은 교육비와 의료비 부담, 빈부격차 등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에 피녜라 대통령은 지하철 요금 인상 철회와 임금 및 연금 인상 등의 방안을 내놓았지만, 시위대는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현재 칠레의 헌법은 1980년 군사정권 시절 발효된 뒤 수차례 개정이 되긴 했지만, 그 근간이 유지돼왔다. 군부독재 시절 이뤄진 공공서비스 민영화 등 신자유주의 정책이 칠레의 양극화를 부추긴 만큼, 그 토대가 되는 헌법부터 뜯어고쳐야 한다는 것이 시위대의 요구다.

다만, 시위대가 만족할 만한 개헌안이 통과되기까지는 상당한 과정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혼란과 진통은 이어질 전망이다.

WSJ은 “새로운 헌법을 제정하는데는 몇 달이 걸릴 것이며, 이번 조치가 수천명에 달하는 칠레 시위대를 달랠지는 미지수”라고 보도했다.

현행 헌법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것이 지난 30년 간 칠레의 견실한 경제 성장의 기둥이 되어 왔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새 헌법 없이 ‘개혁’을 통해 더 나은 의료와 교육을 포함한 사회적 요구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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