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캠퍼스 뒤덮은 홍콩 시위…전쟁터처럼 과격한 충돌

홍콩시위
<로이터=헤럴드경제>

최근 홍콩 시위에서 대학 캠퍼스가 반(反)정부 시위대와 경찰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1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중문대·홍콩시립대·홍콩대 등지에서 경찰과 학생 시위대가 치열하게 부딪히고 있다.

이날 정오 시위대 사이에 널리 유포된 한 인터넷 게시물에는 홍콩 내 3개 대학 캠퍼스가 ‘잃어서는 안 되는 가장 중요한 싸움터’라는 표현이 담겼다.

현재 홍콩중문대 교정에선 경찰과 시위대가 이틀째 격전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전 경찰은 홍콩시립대 인근에서 최루탄을 발사했고, 홍콩대 학생들과도 충돌했다.

홍콩중문대에선 시위자들이 대학 체육관에 있던 운동기구를 학교 밖 도로로 옮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들은 캠퍼스 안에 있던 부서진 자동차에 불을 지르고 화염병을 던졌다. 경찰의 진압으로 시위대가 캠퍼스 안으로 후퇴하자 경찰은 교정에 최루탄을 여러 차례 발사했다. 대학 운동장에서도 최루탄이 터졌고 대치 국면은 밤까지 지속됐다.

홍콩시립대에선 오전 7시15분께 진압 경찰이 콘월 가에 설치된 학생들의 바리케이드를 철거하면서 최루탄을 쏘기 시작했다. 몇몇 최루탄은 대학 기숙사 근처로 발사됐고 경찰관들은 기숙사와 대학 교정을 잇는 다리를 중심으로 최루탄과 고무탄을 계속 쐈다.

시위대의 반격 방식도 폭력성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중문대 캠퍼스에서 시위대가 경찰관들에게 20분동안 30개의 화염병을 던졌다는 증언이 나왔다. 활과 화살을 들고 경찰들을 공격하는 학생들도 목격됐다. 홍콩대 인근에서는 시위대가 다리 아래를 지나가는 차량에 의자를 던졌고, 한 의자가 오토바이 운전자의 발에 부딪혀 그 운전자가 넘어지는 사건도 있었다.

SCMP는 경찰이 대학생 시위자들을 체포하기 위해 캠퍼스 안에 진입할 모든 권리가 있다면서 대학 교정이 범죄자들에게 안전한 피난처가 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학 캠퍼스는 학생들에게 가정과도 같은 장소이며 시위의 폭력적인 양상이 심화되더라도 적절한 방식으로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반론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홍콩 학부모들과 교사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혼란이 가중됐음에도 왜 정부가 학기나 수업을 중단하지 않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정부가 홍콩의 모든 활동을 무모하게 중단할 순 없다”며 사실상 수업 중단 요구를 반대했다.

홍콩에선 시위 도중 주차장 건물에서 추락해 뇌사상태에 빠졌던 차우츠록(22·周梓樂)이라는 홍콩과기대 학생이 지난 8일 숨을 거두자 이를 추모하는 물결이 일기 시작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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