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로 상업용 부동산 이어 주택시장도 타격

대규모 민주화 시위 5개월째

주요 핵심지 상가 임대료 하락

천정부지 치솟던 주택가격도 내리막길 예상

홍콩의 스톤커터교 해군기지에 도열한 중국 인민해방군 너머로 홍콩의 대형 빌딩들이 늘어서 있다[로이터=헤럴드경제]

홍콩의 스톤커터교 해군기지에 도열한 중국 인민해방군 너머로 홍콩의 대형 빌딩들이 늘어서 있다[로이터=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홍콩 부동산 시장이 대규모 민주화 요구 시위가 이어지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홍콩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이어 주택시장도 하락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홍콩 지역 부동산업체 미들랜드IC&I에 따르면 지난달 홍콩의 상업·산업용 부지 등록 건수는 242건으로, 1996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서비스 업체 세빌스는 최고 등급지의 상점과 쇼핑몰의 임대료가 연초 이후 9월까지 15%가량 떨어졌다고 밝혔다.

WSJ은 거주용 부동산도 상업용 부동산의 길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 주거용 부동산 가격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0배 이상 급등했다. 2018년 말 기준 홍콩 집값은 평균 임금의 20.9배에 달해 세계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21년 동안 월급을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같은 기준으로 평가했을 때 두번째로 집값이 비싼 캐나다 밴쿠버는 12.6배, 세번째인 호주 시드니는 11.7배 등이었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언론은 살인적인 집값으로 한계에 내몰린 주민들의 불만이 홍콩 시위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목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회 불안이 이어지면서 주택가격도 흔들리고 있다. WSJ에 따르면 홍콩의 투자분석회사 CLSA는 미국 국채 대비 홍콩 부동산의 현재 배당수익률 프리미엄이 주거용 부동산 침체기였던 2016년 1월보다 더 낮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부동산 관련주 주가가 10%가량 떨어질 수 있고 부동산 가격은 20%급락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WSJ은 “홍콩의 통화정책 목표는 미국 달러화에 연동된 홍콩달러의 페그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다른 나라들처럼 주거용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중앙은행의 금리인하를 기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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