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폭행보’ 양정철, 여당 비공개회의서 ‘충돌’

8일 민주당 최고위원과 의견대립 “양 원장, 왜 혼자 그러느냐” 지적 나오자

양정철 “원래 이렇게 논의 이어 가야” 항변 참석자 “한쪽 혼났다기보단 두 분 의견충돌”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왼쪽부터), 이재명 경기지사,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난달 28일 경기도 수원에서 만나 저녁 식사를 함께 하고 있다. [연합=헤럴드경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8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충돌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한 최고위원은 양 원장을 겨냥해 “국가적으로 중요하고 민감한 현안들에 대한 공약 등을 왜 논의도 없이 혼자 내놓느냐”고 따졌고, 양 원장은 “원래 이렇게 논의의 장을 이어가야 한다”고 항변하면서 분위기가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14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같은 충돌은 최근 양 원장의 광폭행보와 연결돼 격화됐다. 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비공개 회의 때 모병제 때문에 큰소리가 좀 났다”며 “한 최고위원과 양 원장이 (이견으로)붙었던 상황이 있었다”고 했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비공개 때의 사건은 (한쪽이) 혼났다고 표현하기는 그렇고, 의견충돌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고위에서 사전논의가 있었느냐를 두고 양측이 대립했다”며 “양 원장은 이에 연구원의 (종합)의견이라기보다 연구원의 개인의견 수준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했다. 이어 “(모병제 등이 흘러나오는 것에 대해) 마뜩잖은 분이 있기는 있으니까 그랬겠지 않겠느냐”며 “그날은 양 원장과 한 최고위원 두 분이 부딪쳤던 것”이라고 했다.

양 원장은 ‘3철’로 불리는 친문(친문재인) 핵심인사로 최근들어서 광폭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모병제 등에 대한 얘기가 그가 수장으로 있는 연구원에서 흘러나오기도 했고, 최근엔 ‘청년 신도시’를 핵심공약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서는 비문(비문재인)으로 분류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만나 식사를 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에 양 원장을 중심으로 한 그룹이 총선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상황이다.

특히 모병제 등은 또다른 핵심 친문으로 분류되는 최재성 민주당 의원 등이 옹호 발언을 하며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최 의원은 앞서 “모병제는 징병이 초래하는 군 가산점, 역차별, 병역기피 등 젠더 이슈들을 크게 해소할 젠더 화합형 제도”라며 “징병제로 국가 안보를 책임지겠다는 무책임에서 벗어나야 하며 모병제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민주연구원이 당의 싱크탱크이긴 하지만, 민감한 현안들을 너무 이르게 그리고 광범위하게 건드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격한 논쟁을 일으킬 수 있는 정책들을 과도하게 얘기하면 주도권을 쥐기는 커녕 총선용 공약이라는 야권의 공격에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군 모병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반대 여론이 절반 이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야권에서는 즉각 안보 약화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며 반발 기류가 형성 중이다. 결국 이런 분위기 속에 비공개회의에서 양 원장과 한 최고위원이 설전을 벌이는 일이 생겼다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 원장이 총선 승리를 위한 광폭행보에 나서면서 또 다른 친문 인사들이 청와대에서 여의도로 속속 복귀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문 대통령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은 서울 구로을과 부천 등지에서 출마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이미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 출신 인사들도 상당수에 달한다.

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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