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덮친 베네치아, 전문가 “도시 가라앉고 있어”

1966년 이후 조수 수위 가장 높아

강풍과 밀물 겹치면서 최악의 홍수 발생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원인으로 지목

 

13일(현지시간) 물에 잠긴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성당의 바닥을 청소하고 있는 인부들의 모습 [EPA=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50년 만의 기록적 홍수가 덮치면서 도시 대부분이 침수됐다. 산마르코대성당을 비롯한 명소들이 침수되고, 광장과 식당가에도 모두 물이 들어찼다. 당국은 이번 홍수로 인한 피해가 수 억 유로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가디언 등은 베네치아의 조수 수위가 지난 1966년 이후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당국이 재난을 선포하고 피해 상황 파악에 나섰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현재 베네치아 곳곳에는 야외 식당 테이블과 의자들이 물에 떠다니고 있고, 주민과 관광객들은 물 속을 헤엄치면서 이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2일에는 약 8피트(182.88cm)까지 물이 차오르자 관광객들이 고급 호텔 창문을 통해 기어오르는 장면도 목격됐다.

대중교통은 모두 마비됐고, 산마르코 대성당 등 유명 관광지에도 약 1m 높이의 바닷물이 들어차면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나는 산마르코에서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장면을 목격했다”면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기후변화를 이번 홍수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베네치아의 ‘장벽 시스템’이 빠르게 완성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네치아는 바다를 끼고 있어 조수 수위에 따른 침수 위험에 오랫동안 노출돼 왔다. 조수 수위가 120cm를 넘어가면 도시 기능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거센 바람과 밀물이 겹치면서 이번과 같은 홍수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생태학 전문가인 로렌조 보노메토는 “밀물은 일상적인 현상”이라면서 “하지만 이번은 강풍까지 겹치면서 특별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밀물의 발생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해수면과도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다. 바루냐로 시장의 지적과 같이 기후변화 역시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NYT는 “홍수는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온난화로 인한 강한 강우는 홍수가 잦아지는 원인으로 인식된다”고 분석했다.

베네치아가 ‘침몰’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베네치아 해양과학연구소의 루이지 카바렐리는 “도시가 가라앉고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베네치아가 1년에 0.25인치의 속도로 가라앉고 있다”면서 “앞으로 베네치아는 더욱 자주 물에 잠길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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