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발묶인 M&A]최저임금 급등에 매력 ↓…식음료기업 딜 성사 ‘가물가물’

PEF 경영권 확보로 잠재매물 인식되는

할리스커피·버거킹·매드포갈릭 등 매각작업

인건비 상승 부각되며 매물 매력도 떨어져

유통기업 딜은 내년 이후 활성화 가능성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식음료 기업 인수합병(M&A)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이 29.1% 가량 올라 인건비가 급격히 상승해 주요 프라이빗에쿼티(PE)의 매물 매력이 크게 떨어져서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 수준이 꺾이면서 다시 해당기업들의 매각 기대감이 회복되고 있지만, ‘매각 시기 지연’에 따른 M&A 시장 눈치싸움은 지속될 전망이다.

내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2.9% 오른 시간당 8590원으로 결정된 상태다. 현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최저임금위원회가 의결한 2018년 최저임금(7530원)은 인상률이 16.4%였고 올해 최저임금은 인상률이 10.9%였다.

대형회계법인 딜 자문 부문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중 식음료 기업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상승이 부각되면서 매물 매력이 떨어져 최근 2년간 매각이 쉽지 않았다”며 “다만 내년부터는 인건비 상승 부담이 완화돼 치열한 경쟁 국면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딜들이 가능해 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인건비가 상승하면 영업이익·순이익이 감소해 기업의 매각 가격이 하향될 가능성이 커진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가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는 식음료 회사 중 시장에서 잠재매물로 인식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할리스커피(할리스에프앤비), 버거킹(비케이알), 매드포갈릭(엠에프지코리아) 등이 꼽힌다. 이들 식음료 기업들은 앞서 매각주관사를 선정해 매각을 추진했거나 투자기간 등을 감안해 향후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측되는 기업들이다.

IMM PE가 2013년 인수한 프랜차이즈 할리스커피는 2016년 220억원이던 급여 비용이 2018년 302억원으로 37%가량 증가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6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13년 IMM PE는 블라인드펀드 ‘아이엠엠 로즈골드2호’를 통해 할리스커피를 사들였다. 당시 총 450억원을 들여 인수했으며, 이듬해 37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도 단행했다.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 자본재조정(리캡)에 나서 투자금 일부를 회수했다. 배당을 통해 이미 투자 원금은 보전된 상태로 알려져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IMM PE는 3년 전부터 할리스커피 매각을 저울질해 왔는데 인건비 부담이 매각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 기대가 꺾인 올해말과 내년에 걸쳐 매각이 본격 논의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어펄마캐피탈(옛 스탠다드차타드 프라이빗에쿼티)가 보유하고 있는 매드포갈릭은 2016년 259억원이던 급여 규모가 307억원으로 18%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매드포갈릭의 영업이익은 15억원이다.

지난 2014년 500억원을 들여 엠에프지코리아 지분 71.42%를 확보했던 어펄마캐피탈은 지난해 7월 삼성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투자회수(엑시트)에 나섰으나, 원매자와 적정가격에 이견이 커져 딜이 무산된 바 있다. 당시에도 최저임금 인상이 부담요인으로 고려됐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가 보유하고 있는 버거킹의 경우 2016년 638억원이던 급여가 2018년 865억원으로 35%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89억원이다.

지난 2016년 어피너티는 버거킹을 인수한 이후 올해 4월 롯데의 일본버거킹 매장을 인수하며 기업 가치를 끌러올리고 있는 중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최저 임금 인상 국면이 꺾이면서 프랜차이즈 기업뿐 아니라, 홈플러스 등 매물가치가 떨어졌던 유통 기업 전반의 딜이 내년에 비로소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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