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보유고 줄이는 중국, 미국 중국 ‘디커플링’ 가속화되나

ANZ리서치 “중국, 외환 보유고 다변화 중”

미 국채 보유고 감소·미국 외 대체투자 확대 움직임

전문가 “달러 의존도 줄이면서 인민폐 영향력 강화”

ANZ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중국은 그림자 보유고를 확대, 달러에 대한 의존도 줄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중국의 ‘탈(脫) 달러’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경제 대국 간의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

ANZ리서치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달러 보유고를 줄이고 보유 외환을 다른 통화로 다변화하는 이른바 ‘그림자 보유고’를 늘리는 방식으로 달러 의존도 줄이기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CNBC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NZ 리서치는 “미국과 중국의 지속적인 무역 긴장이 미중 간의 재정적 디커플링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중국의 외환 보유액의 상당 부분을 달러가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향후 탈 달러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6월 기준 중국 외환 보유액 중 달러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59%로 추정된다. 또한 ANZ는 중국이 어떤 통화로 외환 보유고를 ‘다변화’ 시키고 있는 지 특정하기는 힘들지만, 영국 파운드와 일본의 엔화, 유로화가 포함돼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그림자 보유고’ 확대를 달러화 변동으로 인해 중국 경제가 입을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파인브릿지투자의 폴 샤오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미국을 넘어 중국의 무역관계에 초점을 맞추려는 정치적 움직임과 외환 보유고 다양화는 맥을 같이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달러화가 절상되면서 달러화로 표시되는 부채를 떠안고 있던 중국 기업들 다수가 자산 매각에 나섰다. 이는 여전히 아시아권에 달러 의존도가 심하다는 뜻”이르고 설명했다.

투자에 있어서도 ‘탈 미국’ 움직임이 빨라지는 분위기다. 우선 중국의 미 채권 보유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미 국채보유 1위국이었던 중국은 지난 6월 일본에게 자리를 빼았겼다. 당시 중국이 보유했던 미 국채는 11조 1000억 달러 규모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는 “중국이 미 국채 보유액은 지난 2018년 정점을 찍은 이후 14개월 간 꾸준히 감소, 총 880억 달러가 줄었다”고 밝혔다.

ANZ는 “중국이 최근 몇년 동안 대체 투자 비율을 늘리고 있다”면서 “이는 국영기업이나 은행 뿐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들과 공동 관리하는 펀드를 통해서도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결국 중국의 노력은 달러 본위의 세계 경제 질서를 무너뜨리고 인민폐의 ‘힘’을 강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숀 로치(Shaun Roache) S&P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금융 시스템은 미 달러 중심이지만 중국과 유로존 국가들은 통화가 다각화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그림자 보유고 확대는 중국의 달러 의존도를 줄임과 동시에 국제적으로 인민폐가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