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고등법원, 시위대 ‘복면착용 금지법’ 위헌 판결

지난 10월 홍콩 정부 긴급 비상대권 발동

법원, ‘공중에 대한 위협’ 전제한 “홍콩 기본법과 맞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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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홍콩 고등법원이 정부가 긴급 입법 조치한 ‘복면착용 금지법’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렸다.

앞서 지난 10월 4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폭력 사태 진압을 빌미로 긴급 비상대권을 발동, 첫 조치로 모든 집회와 시위에서 복면 착용을 금지시켰다. 당시 람 장관은 “복면금지법을 통해 폭력 사태를 막고 질서를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규정은 개인이 신원을 식별할 수 없는 정도로 얼굴을 가린 채 공공집회나 시위에 참석할 경우 최대 1년의 징역과 2만 5000 홍콩달러(한화 약 370만원) 상당의 벌금을 내리도록 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홍콩 고등법원은 공공의 위험을 발생시킬 경우 행정수장이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확대한다는 미니법(홍콩의 기본법)과 맞지 않는다며 복면착용 금지법에 대한 위헌 판결을 내렸다.

이는 법원이 얼굴을 가리는 행위가 ‘공중의 위험’을 촉발시키는 요인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또한 법원은 경찰에게 공공장소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벗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 역시 “경찰이 이러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에 한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복면착용 금지법상 경찰의 복면탈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최고 6개월의 징역과 1만 홍콩달러(한화 148만원)을 부과할 수 있다. 다만 이날 고등법원해당 조치가 유사 시에 합법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지에 대한 판결은 내리지 않았다.

법원의 위헌 판결로 복면착용 금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향후 처분이 어떻게 될 지도 주목된다. 지난 7일 기준으로 이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구속된 이들은 남성 247명, 여성 120명에 달한다. 이중 24명이 법정에 섰고 여전히 소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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