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르는 투자금…’불황’ 대비 현금 쌓는 미국 스타트업계

스타트업 평균 현금 잔액 증가

우버, 리프트 주가 폭락-위워크 상장 실패로 인한 여파

스타트업계 찬바람에 벤처캐피털도 자금 조달 우려 고조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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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 스타트업계에 강한 한파가 들이닥치면서 기업들이 향후 잠재적 경기 침체에 대비한 현금 비축에 나서고 있다. 기술 스타트기업들이 손쉽게 자금을 동원하며 빠른 성장을 누려 온 수 년 간의 호황기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2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의 회계 및 인적자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크루즈 컨설팅의 집계 결과 9월 기준 고객들의 평균 현금 잔액이 450만 달러(한화 52억 500만원)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올 초 3개월 간 기록된 평균 잔액(350만 달러)보다 100만 달러(한화 11억 6000만원) 가량 증가한 것이다.

스콧 오른 크루즈 컨설팅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많은 초기 기업들이 계획보다 지출을 줄이고 대신 더 많은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면서 “사람들이 마지막까지 달러를 묶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들이 현금 비축에 나서는 배경은 업계에 짙어지고 있는 불황의 그늘 때문이다. NYT는 “창업 붐이 언제 가라앉을 지 불확실한 상황”이라면서 “일부 벤처투자자들은 유니콘의 종말을 이야기하기도 할 정도”라고 밝혔다.

특히나 주목받던 실리콘밸리 ‘유니콘’들에게 닥친 잇따른 악재의 여파가 컸다. 지난 3월과 5월에는 시장공개(IPO) 대어로 주목받던 리프트와 우버가 상장 초기 주가 급락이란 뼈아픈 경험을 했다. 9월에는 공유오피스 기업 위워크가 공식적으로 IPO 실패를 알렸다.

유니콘들의 추락이 스타트업계 전반의 투자침체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자, 언제 끊길 지 모르는 자금부터 확보해야한다는 인식이 덩달아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벤처캐피털 회사 아이콘 벤쳐스의 투자자인 조 호로위츠는 “우리는 기업들에게 역풍이 불때 지출에 좀 더 신중하고, 자금 조달 계획을 압당기며, 추가 자본 조달도 가능한다면 진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벤처캐피털사들에게 직면한 어려움도 별반 다르지 않다. 실리콘밸리에 대한 맹목적인 투자 붐이 사그라들면서 당장 내년부터 신규 자금을 어떻게 유치해야할 지 걱정해야하는 상황이다.

벤처투자자인 크리스 더보스 아호이캐피털 창업자는 “일부 벤처캐피털들은 내년에 신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지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면서 “지난 몇 년 간 우리가 경험했던 놀라운 평가들이 지금 당장 실추될 위험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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