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4기” 밝힌 췌장암은?…“초기 증상 없어, 흡연자·당뇨 환자 조심”

5년 생존율 11%…“초기증상 없고 검사에도 잘 안잡혀”

“가족력·장기 흡연자·만성 췌장염 환자, 복부 CT 받아야”

“황달·갑작스러운 당뇨도 전조…진단시 빠른 치료,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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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그동안 ‘중병설’이 돌던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의 유상철(48) 감독이 지난 19일 구단 홈페이지에 올린 ‘팬 여러분께 드리는 편지’라는 글을 통해 췌장암 투병 사실을 공개했다.

이 글에서 유 감독은 “지난달 중순경 몸에 황달 증상이 나타나는 등 이상 징후가 발생했다.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티고 또 버티겠다. ‘할 수 있다’는 긍정의 힘으로 병마와 싸워 이겨내겠다”고 끝맺었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주역 중 한 명인 유 감독이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은 사실을 직접 밝히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며 그의 쾌유를 빌고 있다. 그가 투병 사실을 알린 다음날인 20일 오전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유상철’, ‘췌장암’, ‘췌장암 4기’ 등의 단어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와 해시태그에 등장했다.

네티즌들은 유 감독 관련 기사에 ‘반드시 이겨낼 거라 믿는다. 빠른 쾌유 빈다’, ‘불가능해 보이는 걸 해낸 경험이 있는 자, 한 번 더 해내길’ 등의 댓글을 올리며 유 감독의 쾌유를 빌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췌장암은 암 중에서도 예후가 좋지 않기로 이름났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국립암센터)의 2016년 국가암등록통계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2~2016년) 발생한 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이하 생존율)은 70.6%였다. 암 환자 10명 중 7명 이상은 발병해도 5년 이상 산다는 의미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조기 검진의 일상화, 치료 기술의 발달 덕택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췌장암만은 예외다. 같은 기간 환자의 생존율이 11.4%에 그쳤다. 이는 20여 년 전인 1993년(9.4%)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진단을 받은 환자가 ‘사형 선고’로 느낄 정도로 무서운 질병이 바로 췌장암이다.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없을 뿐 아니라 각종 검사에서도 잘 안 잡히는 특성이 있다. 때문에 평소 예방에 신경 쓰는 한편 당뇨 환자 등 고위험군이라면 정기적으로 복부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이런 병의 특성 탓에 유 감독도 병을 다소 늦게 발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도 생존율이 10%를 넘고, 계속 증가하는 추세여서 의지를 갖고 치료하면 쾌유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초기 증상 없어…갑작스러운 당뇨, 전조로 의심할 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2년 1만2829명에서 2014년 1만8017명으로 최근 2년 만에 환자가 40.4% 증가한 췌장암은 국내 10대 암 중 가장 예후가 좋지 못한 암으로 흔히 알려져 있다. 실제로 환자의 대부분이 진단 후 1년 이내에 사망한다.

췌장암 생존율이 20여 년째 제자리 걸음인 이유는 초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이다. 췌장암의 주요 증상으로 알려진 황달, 복통, 소화불량 등은 소화기 질환으로 오인할 수 있는 증상인 데다, 이를 경험하고 병원에 방문했을 때에는 이미 몸 곳곳에 암이 퍼져 수술이 불가한 3~4기로 진단되기 때문이다. 유 감독도 투병 사실을 밝힌 글에서 “지난달 중순경 몸에 황달 증상이 나타났다”고 적었다.

췌장암은 발생 부위에 따라 증상의 발현 시기가 다르다. 때문에 초기 증상이 잘 안 나타난다. 오치혁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의 머리 쪽에서 발생한 암은 비교적 초기에 담관을 누르게 돼 황달 등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췌장의 몸통이나 꼬리 쪽에서 발생한 췌장암은 주변 조직으로 침범될 때까지 증상이 없을 때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희성 이화여대 목동병원 간·췌장담도센터 교수도 “췌장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복강 내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는 작은 장기라 내시경이나 복부 초음파로는 쉽게 발견하기도 어렵다”며 “췌장암을 조기에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검사 방법은 복부 CT 촬영”이라고 강조했다.

갑작스러운 당뇨 등이 나타나면 췌장암의 전조로 의심해 볼 수 있다. 장기 흡연자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도 췌장암의 고위험군이다. 이 교수는 “가족 중에 췌장암 환자가 있거나, 새로 당뇨병으로 진단 받았거나, 장기 흡연자, 만성 췌장염 환자 등 췌장암 고위험군에 해당되면 의사와 상의해 복부 CT를 촬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오 교수도 “특별한 원인 없이 지속되는 소화불량, 복통, 등 통증, 체중 감소, 새로 발병했거나 갑자기 혈당 조절이 안 되는 당뇨병 등의 증상으로 (췌장암의 전조가)나타날 수도 있다”며 “이러한 증상이 있다면 한번쯤 의심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흡연, 음주, 가족력, 담석 질환, 기생충 감염, 만성 췌장염 등 위험인자를 갖고 있는 환자에게 발생하는 사례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흡연은 췌장암을 유발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최대 5배까지 췌장암 발생 위험이 높다”고 덧붙였다.

▶“치료법은 수술뿐…진단 받더라도 좌절 대신 치료부터” =췌장암은 아직까지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다.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암 조직을 잘라내는 수술뿐이다. 단, 수술은 암세포가 주변 혈관을 침습하지 않고 췌장에 있을 때만 가능해 필요에 따라 암세포의 범위와 크기를 감소시키는 항암 치료를 선행한 뒤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수술 방법은 암의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이 교수는 “췌장암의 60%는 췌장 머리 부분에서 발생하는데 이 경우 췌장의 머리 쪽으로 연결된 십이지장, 담도, 담낭을 함께 절제하는 췌두십이지장절제술을 시행한다”며 “몸통과 꼬리 부분에서 암이 발생하면 비장을 함께 절제하는 췌장 절제술을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수술 기술이 발전해 복강경 수술, 싱글 사이트 로봇을 이용한 수술을 췌장암에 적용해 합병증 없는 수술도 가능해졌다.

그러나 췌장암 수술은 여전히 의학계에서 난이도가 높은 수술 중 하나로 꼽힌다. 이 교수는 “췌장은 주변의 여러 장기와 복잡하게 연결돼 있어 절제가 쉽지 않고, 절제하더라도 직경이 매우 가느다란 췌관을 소장과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췌장암 수술은 외과 수술 중 가장 난이도가 높은 수술로 여겨져 왔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의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췌장암의 위치가 좋지 않고, 비교적 크기가 큰 경우에도 안전하게 췌장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게 됐고, 수술과 항암 치료를 통해 생존 기간 연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췌장암으로 진단 받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의료진과 적극적으로 상의, 빠른 시일 내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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