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도 막지 못한 기술주들의 질주…10년래 최대 상승

S&P500 기술주 올들어 41% 급등

혁신으로 인한 시장 변동성·미흡한 실적 위협 요인

전문가 “실적 대한 시장 기대치 낮아…주가 상승 이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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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 기술기업들이 지난 10년 이래 최고의 한해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정보 유출 논란, 반독점법 위반 조사 등 각종 악재도 이들의 질주를 막지 못했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들어 S&P500 내 기술 부문은 41% 급등, 24%의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S&P500 전체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이 같은 기술 부문의 상승세는 경제 성장의 열기가 식더라도 견실한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란 기술업계의 자신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케이티 닉슨 노던신탁자산관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술부문은 오랫동안 성장세를 보여왔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앞으로도 꽤 좋은 가격을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NS 플랫폼에서부터 반도체 제조사까지 기술주 전반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실적 상으로는 반도체 부문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페이스북과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그리고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등 이른바 ‘FAANG주’ 내에서는 애플과 알파벳 만이 최근 몇달 새 신고가를 경신했다. 반면 반도체 및 장비 제조부문의 경우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도쿄 일렉트론 등의 주가가 각각 86%, 83% 치솟는 등 업계 전반이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존 프리먼 CFRA리서치 부사장은 “해당 기업들은 더 많은 트렌지스터를 집적한 반도체 칩을 만들 수 있는 제조사들로, 현재로서는 이들이 시장의 가격 결정권을 쥐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자결제가 점차 대중화되면서 관련 부문 기업들의 주식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다만 기술주들이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지는 아직 낙관하기 힘들다. ‘혁신’을 통한 시장의 변화가 가장 급격하고 빠르게 이뤄지는 분야가 바로 기술업계이기 때문이다.

주가는 올랐지만 실제 실적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위험 요인이다. 실제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술기업들의 수익은 S&P500 내 11개 부문 중 가장 급격히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전문가들은 기술주들이 견고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여전히 낮은 상태기 때문이다.

닉슨 CIO는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기술 기업들은 비교적 약하지만 그래도 우려했던 것보다는 나은 실적을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누그러뜨리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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