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이스라엘 사상 첫 ‘현직 총리’로 기소…정치인생 최대 위기

뇌물수수ㆍ배임ㆍ사기 등 혐의로 기소 

이스라엘 총리로 13년 이상 장기집권

“기소돼도 사임 의무 없지만, 권력 유지 어려울 것”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EPA=헤럴드경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EPA=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베나민 네타냐후(70) 이스라엘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부패 혐의로 기소됐다. 이스라엘 역사상 현직 총리가 범죄 혐의로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스라엘 검찰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를 뇌물수수와 배임 및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이스라엘 역사상 최장수 총리가 된 네타냐후의 정치 인생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네타냐후는 13년 이상 이스라엘 총리로 집권해오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일간지 예디오트 아흐로노트 발행인과의 거래를 통해, 우호적인 기사를 대가로 경쟁지 발행 부수를 줄이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수년 간 할리우드 유명 영화제작자 아논 밀천과 호주의 억만장자 제임스 팩커 등으로부터 샴페인과 시가 등 수십만 달러 상당의 선물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에 대해 “총리에 대한 쿠데타 시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시민들에게 “수사관들을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조사가 공정하지 못하며, 이들 사건에 대한 세부사항이 언론에 유출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법적으로 사임할 의무가 없다. 이스라엘법에 따르면, 현직 총리가 기소돼도 총리직에서 반드시 물러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CNN은 “네타냐후는 이번 기소로 사임해야 한다는 정치인들과 국민들의 요구를 점점 더 많이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이은 연립정부 구성 실패로 인한 이스라엘 정국의 혼란도 가중될 전망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4월에 이어 9월에도 총선을 치렀지만, 청백당의 베니 간츠 대표와 네타냐후 총리가 모두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연정 합의를 하지 못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현직 이스라엘 총리의 첫 기소는 올해 두번의 선거를 치른 이스라엘의 정치적 마비를 심화시켜 세번째 투표를 치르게 할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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