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구의원 선거 범민주 압승 ‘사상 첫 과반’

개표 진행중 의석 62% 확보

친중파 진영 참패 주도권 잃어

위축된 시위대에 힘 실릴듯

 

24일(현지시간) 치러진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친(親)민주 성향의 앵거스 웡(Angus Wong) 후보가 당선되자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는 모습. 이번 구의원 선거에는 총 294만여 명의 유권자가 참여해 역대 최대 투표율인 71.2%를 기록했고, 범민주 진영이 사상 첫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AP]

홍콩 정부와 중국에 분노한 홍콩 시민들이 24일(현지시간) 치러진 구의원 선거에서 사상 최고 투표율로 범민주 진영에 역사적인 승리를 안겼다. 6개월째 이어진 홍콩 민주화 시위 와중에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두고 친중파 진영이 참패함에 따라 향후 시위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현지시간) 현재 개표 결과 홍콩 범민주 진영은 전날 치러진 구의원 선거에서 전체 452석 가운데 61.5%에 해당하는 278석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범민주 진영은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사상 최초로 과반 의석을 차지하게 됐다. 반면 현재 구의회를 지배하고 있는 친중파 진영은 주도권을 잃게 됐다.

친중파 진영은 42석(9.3%)을 얻는 데 그쳤으며, 중도파가 24석(5.3%)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11석(23.9%)은 아직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다. 홍콩 내 친중파 정당 중 최대 세력을 자랑하는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은 오전 5시30분 현재 179명의 후보자 중 21명만 승리하고 156명이 패배했다. 이에 비해 범민주 진영 중 노동당은 7명 후보자 전원이 승리를 거뒀다.

홍콩 시위를 주도해 온 시민단체 민간인권전선의 지미 샴 대표도 샤틴구 렉웬 선거구에서 당선됐다.

이날 오전 6시 현재 범민주 진영은 웡타이신, 췬완, 완차이, 중서구, 남구 등 5개 구에서 이미 과반 의석을 차지했으며, 홍콩 내 18개 구의회 중 12곳에서 과반을 확보할 전망이다.

현재는 친중파 진영이 구의회 의석의 과반인 292석을 차지, 18개 구의회를 모두 지배하고 있다. 이에 비해 민주당, 신민주동맹 등 범민주 진영은 116석, 중도파는 23석에 불과하다.

구의회 판도를 완전히 뒤바꾼 이번 선거는 현 정부를 심판하고자 하는 젊은층이 투표에 적극 참여한 결과로 풀이된다.

홍콩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총 294만여 명의 유권자가 투표에 나서 71.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고 투표율로, 2015년 구의원 선거 당시(47.0%)를 훨씬 웃돈다. 또 역대 가장 많은 유권자인 220만여 명이 참여했던 2016년 입법회 의원(국회의원) 선거 때보다도 많은 시민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날 선거를 위해 등록한 유권자도 413만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369만명) 보다 크게 늘어난 숫자다.

특히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젊은 유권자 39만명이 등록한 것이 주요인이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18∼35세 유권자는 12.3% 늘어 연령대별 최대 증가 폭을 나타냈다.

더욱이 이날은 일요일임에도 시위나 폭력이 벌어지지 않았으며 유권자들은 평화적으로 투표에 참여했다. 많은 유권자들이 몇 시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투표에 참여했으며, 해외 유학생도 귀국해 투표하는 등 젊은층이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했다.

SCMP는 “민심 이반의 쓰나미가 도시를 휩쓸었다”며 “친중파 진영은 사상 최고 투표율과 산사태 같은 패배에 의해 몹시 충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홍콩의 높은 투표율 뒤엔 혼돈을 끝내려는 급박함이 있다”고 전했다.

범민주 진영이 압승함에 따라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위축됐던 홍콩 시위대도 다시 힘을 얻을 전망이다. 당장 범민주 진영의 공민당은 승리한 구의원 후보자 32명이 현재 경찰에 원천 봉쇄된 홍콩이공대로 가 교내에 남아 있는 시위대를 격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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