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각계 트럼프의 방위비 압박에 우려…한국 핵무장론 가능성도 시사

트럼프 협박, 자체 방위력 개발 착수로 이어질 수 있어

“66년 한미동맹 깊은 곤경 빠진 것 아닌가” 반문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을 마친 뒤 지지자들의 환호에 호응하고 있다.[연합=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증액 압박이 동맹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미국 조야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동맹보다 돈의 가치를 중시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는 동맹국 스스로 방위력을 강화하도록 만들고, 급기야 전세계적인 군비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한국 내부에서 핵무장론 목소리가 높아질 구실을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현지시간) ‘트럼프는 한국과 일본이 방위비를 더 많이 내길 바란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동맹국들에서 미군 병력을 철수시키겠다는 트럼프의 ‘협박’은 오랜 동맹들이 미국과의 관계를 재고하고 자체 방위력 개발에 착수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동아시아의 핵무장론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방위비 증액을 압박해 미국의 경비를 줄일 수는 있지만, 동시에 다른 나라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축소시킬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결국 세계가 더욱 군사화되고 국제적 분쟁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국방부가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전면 부인한 것과 관련해선 “66년 한미동맹이 깊은 곤경에 빠진 것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2020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주둔비용 추산액을 각각 45억달러와 57억달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과거 미국은 주한미군 주둔비용에 대해 한미가 각각 약 1조원씩 반반 부담하고 있다는 입장이었으나, 최근 미 정가의 달라진 기류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신문은 “미국의 동맹들이 이미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는 만큼, 타당한 이유가 있지 않은 한 그들(한일)은 트럼프 행정부의 급격한 방위비 인상요구에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가 동맹국인 미국을 불신하고, 스스로 대안을 모색하도록 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중국은 최근 군사안보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합의를 했다”고 덧붙였다.

‘지한파’로 꼽히는 미 언론인 도널드 커크는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의 ‘트럼프는 한국과 일본을 배신할 준비가 돼 있나’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엄청난 방위비 인상 요구는 미군 철수를 열망한다는 우려를 촉발시켰다고 썼다. 갑작스럽게 이뤄진 미군의 시리아 철군이 동북아 미군 감축의 예행연습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는 전문가들을 인용하기도 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시리아 철군과 같은 조치는 동맹 스스로 자신이 ‘다음 차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그러한 우려는 동맹의 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동맹을 깰 경우 미국의 핵 비확산 노력도 종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기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인 2016년 3월 CNN방송 주최 타운홀미팅에서 ‘한일 핵무장 용인론’을 언급한 것도 되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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