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한국 ‘핵폭탄급’ 인구변화가 가져올 미래시장은?

‘대한 민국 인구 소비의 미래’ 출간

유례없는 한국 초고령화 사회 가속화

인구변화에 맞춘 소비분야 해법 제시

“결국 인구문제는 베일에 가린 이슈다. 그때그때 관련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반짝 관심은 갖지만, 지나면 그 뿐이다. 인구변화의 직격탄을 받은 일부 산업·업종이 아니면 심각성·후폭풍을 인지하기 어렵다. 더구나 본인생활과 크게 상관없는 테마며, 관련 있다 해도 먼 훗날의 일로 치부하기 십상이다. 과연 그럴까.”(‘대한민국 인구·소비의 미래’에서)

올해 3분기 출생아 수가 0.88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 처음으로 30만명을 밑돌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세계 유일 출산율 0명대, 세계 유례없는 고령화 속도(한국 18년, 일본 24년, 유럽 100여년), 생산가능인구 급격한 하락세 전환 등 한국의 인구구조 변화는 무서울 정도다. 특히 생산과 소비의 주체인 15~64세의 감소 전환은 경제 ·사회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대한민국은 무덤덤하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동서고금을 통틀어 가히 전대미문의 획기적인 인구변화가 펼쳐지는 현장이 한국”이라고 설명한다. 그 중심에 급격한 출산감소가 있다. 이유를 명쾌하게 밝히기는 어렵지만 출산에 따른 비용증가와 기회의 상실이 커지면서 ‘출산=손해’라는 인식이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필요이상 공유된 결과로 보인다고 전 교수는 해석한다.

대한민국 인구·소비의 미래/전영수 지음/트러스트북스

전 교수는 ‘대한민국 인구·소비의 미래’(트러스트북스)에서 유례없는 한국적 인구변화 현상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이를 시장은 어떻게 극복해 가야 할지 집중적으로 탐색한다. 저자가 본 우리나라만의 5대 인구변화 관전 포인트는 예측무용의 변화속도, 1인가구의 급증 등 가족구성의 일탈추세, 중년시대의 본격선포, 전대미문의 간병사회, 정책무용론 등으로 요약된다.

인구구성이 달라지면 사회풍경은 바뀌게 마련이다. 이 가운데 가장 강력한 흐름은 새로운 중년의 등장이다.

2006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은 3명 중 1명이 고령인구로,이들이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과거와 달리 경제력, 신체력, 시간력을 갖춘 신인류로 불린다. 일본을 보면 곧 초고령사회가 될 우리의 가까운 미래가 보인다.

일본의 경우, 눈에 띄는 달라진 시장 풍경은 찾아가는 서비스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경트럭을 개량해 편의점에서 파는 것과 같은 대채로운 상품으로 이동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세이코마트의 이동매장 역시 조리반찬, 도시락은 물론 농수산물 등 만물상을 자처한다. 상품배달 뿐아니라 잔디정리, 전구교체, 지붕 수리, 장보기 등 소소한 것부터 중대한 고민까지 처리해주는 ‘용건청취’ 콜센터도 인기다.

건강식품통판업체인 야즈야는 어른들이 선호하는 건강식품을 배달해주는데,그 과정에서 어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분석, 노인친화적인 서비스로 성공했다. 금융권도 이동점포를 운영, ATM외에 라운지까지 겸비,주민 소통의 채널로 삼고 있다.

한국은 이제 ‘늙음시장’이 시작이다. ‘요즘어른’은 예전 어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늙지도, 아프지도, 외롭지도 않은 신인류다. 많이 배우고 경험의 폭과 기대수준도 높고 해외 트렌드에도 밝다. 그만큼 까다로운 고객이기도 하다. 이들은 또한 늙음을 거부하고, 늙어가는 유형·욕구·지향이 제각각이다. 보다 세분화하고 구체적인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는 얘기다.

저자는 매슬로의 욕구 5단계에 맞춘 ‘요즘어른’의 욕구5단계 소비지점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피라미드의 맨 밑을 형성하는 1단계인 생활해결 욕구는 삼시세끼와 생활불편해소 등으로, 2단계인 건강추구까지는 기본수요에 해당한다.

고령화사회 초기 이 시장은 급성장한다. 3단계인 관계돈독은 손자사랑과 효도상품, 황혼인연 등과 관련한 소비가, 4단계인 행복실현욕구 단계에선 노화방지, 취미학습, 추억반추 등이, 마지막 단계인 희망 확장의 경우 이동권리, 여행욕구, 거주이전, 자산운용 등이 포함된다’.

저자는 ‘요즘어른’이 일으킬 어른시장의 새로운 양상은 3단계 관계욕구부터로,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본다.

독신시장도 인구구조변화에 따른 핵심시장 중 하나다. 기업으로선 개체화된 미분 욕구의 발굴· 제안이 필요하다는 게 저자의 제안이다. 미분소비의 최대 격전지는 먹거리 시장. 필수재이자 보편재이기 때문에 반복구매·일상지출이 특징이다. 가장 타격이 예상되는 유통채널은 대형할인점으로, 대신 골목상권, 모바일, 편의점이 뜨거운 시장으로 떠오른다. 카페도 간편식으로 여기에 끼어들고 있다. 작은사치와 소확행 등 자기만족의 욕구충족 트렌드도 기업에겐 새로운 공략무대로 평가된다.

줄어든 후속세대·청년인구가 만들어낼 미래시장도 주목해야 한다.

저자는 “인구감소에 맞서 부가가치를 유지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면밀한 상황분석이 필요하다”며, 이와 관련 가장 주목해야 할 새로운 소비키워드로 ‘우울시장’을 제시한다. 이들 신고객이 원하는 최대의 욕구해결점이 우울해소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고독해소를 위한 관계회복을 서비스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우울감 등 피폐한 청년에게 용기를 갖도록 동기부여를 해주는 명언 및 명상콘텐츠를 제공하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저자는 청년세대의 소비를 우울한 현실을 타파하려는 현타소비, 결혼이나 집 구매, 취업 등을 포기하고 본인에게 가치있는 것에만 투자하는 득도소비로 구분, 이들의 소비관념을 크게 3가지로 정리한다. 즉 불완전한 인생이라는 사고방식과 태어날 때부터 풍족해 애초 물욕이 적다는 점, 인터넷 정보범람으로 기시감에 따른 의욕감퇴 등이다. 저자는 “자동차, 해외여행, 음식탐방 등도 간접경험으로 소비를 감퇴시킨다”며 고가격=고가치의 가치관이 붕괴된 최초세대라고 설명한다.

책은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른 신고객, 신시장의 트렌드를 풍부한 예시를 통해 제시, 거센 흐름을 타고 넘을 수 있는 길을 보여준다.

이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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