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 치킨, 이젠 대형 ‘홀’로 오프라인 승부

교촌·bhc·BBQ 영업이익 일제히 감소

배달만으로 매출 한계…홀매장 늘리기

떡볶이·파스타 등 전용메뉴로 차별화

치킨업계가 ‘치킨=배달 음식’이라는 공식을 깨고 있다. 주요 핵심 상권에 대형 홀 매장을 전진 배치하면서다. 배달뿐만 아닌 내점 매출을 늘리는 ‘투트랙’ 전략이다. 가맹점수 등 양적 확대가 한계에 부딪힌 시장에서 수익성 개선의 칼을 빼든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카페형 매장은 bhc치킨이 610여개, BBQ가 550여개로 전체 가맹점수의 30~40%에 달한다. 교촌치킨은 110여개로 향후 빠르게 홀 매장을 늘려갈 계획이다. 보통 ‘카페형 매장’이라고 일컬어지는 대형 매장은 약 30평 이상의 넓은 평수와 비어존을 비롯한 다양한 전용 메뉴를 갖추고 있다. 종로, 홍대 등 20~40대 유동인구가 많고 외국인 관광객이 집중된 곳에는 100석 이상 규모의 시그니처 매장이 속속 들어섰다.

빅3 브랜드의 홀 매장 확대엔 치킨을 배달음식을 넘어 트렌디한 외식 메뉴로 접근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bhc치킨은 지난 8월 종로점에 이어 지난달엔 홍대서교점을 열었다. 교촌치킨도 종로점〈사진〉을 새로 열고 내점 고객 확대에 나섰다. 지난 2013년부터 운영 중인 4층 규모의 BBQ 종로본점은 타 직영점보다 매출이 30%가량 높다.

업계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을 중심으로 치맥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며 “가볍게 시켜먹는 배달 음식으로 익숙한 치킨도 체험형 외식매장에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식문화로 거듭난 셈”이라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론 배달 수요뿐만 아닌 내점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는 판단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 치킨전문점은 현재 약 3만여개에 달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치킨전문점의 총 매출액(프랜차이즈와 일반 가게 포함)은 2011년 약 2조4000억원 수준에서 2017년 5조원 규모로 커졌다.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률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업체당 영업이익은 2000만원에서 1400만원으로 약 32% 감소했다. 교촌, bhc, BBQ의 경우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일제히 줄었다.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의 경우 가맹점 수가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이지만, 치킨업계 가맹점 증가율이 정체하면서 외형 성장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KB금융그룹의 ‘KB 자영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치킨집 창업은 2014년 9700개에서 지난해 6200개로 지속 감소한 반면, 폐업은 2015년 이후 매년 8000개 이상 발생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홀 전략 이 언뜻 ‘역행’처럼 보이지만 홀 매장은 주류와 사이드 메뉴를 통한 객단가 상승효과가 크다”며 “가맹점주들의 매출 증진 차원에서도 장기적으로 카페형 매장 전환을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홀 매장 전환은 중소 치킨프랜차이즈보단 규모가 큰 빅브랜드의 차별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교촌치킨 종로점은 복고적인 뉴트로 펍 분위기를 연출했다. 교촌에프앤비의 HMR 제품 닭갈비 볶음밥도 홀 매장에서 인기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치킨 2마리를 주문하기 애매할 때 치킨과 볶음밥 조합으로 많이들 찾는다”고 귀띔했다. bhc치킨은 비어존 전용메뉴로 치킨떡볶이·치킨샐러드·닭볶음탕·치즈닭똥집 등 치킨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를 갖췄다. BBQ는 점심도 가능한 식사 메뉴로 확장해 닭개장·닭곰탕·삼계탕·파스타류·리조또류를 홀 매장에서 판매한다.

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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