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파 벨트’ 정정 불안 심화…이란, 이슬람혁명 후 최대 반정부 시위

미국 경제 제재 속 ‘시아파 벨트’ 3개 국가 반정부 시위 확산

이란 정부 외부 세력 강경 진압…사망자 180명 넘어서

이라크 반정부 시위로 400명 숨진 가운데 총리 사임

레바논 시위대 경제난, 정치 부패 비난…전국 주유소 파업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중동의 맹주인 수니파 중심의 사우디아라비아에 맞서 ‘시아파 벨트’를 형성하고 있는 이란과 이라크, 레바논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의 경제 제재가 지속되면서 이란의 재정난이 심화됐고, 그 여파로 시아파 벨트를 형성하고 있는 인근 국가 역시 경제난과 반정부 시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가솔린 가격 인상에 반발하는 반정부 시위대와의 이란 정부의 충돌이 격해지는 가운데 불에 탄 은행 앞으로 현지인들이 걸어가고 있다.[로이터=헤럴드경제]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2주일 전 정부의 가솔린 가격 50% 인상에 맞서며 시작된 반정부 시위는 29개 지역으로 확산되었으며, 최근 사흘간 정부의 강경 진압 속에 180명 이상의 시위대가 숨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갈등은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묘사되고 있다. 취업을 하지 못하거나 저임금의 19~26세의 젊은이들이 시위에 나서고 있으며, 이들을 겨냥해 안전 요원들이 실탄을 발사하고 있다.

일례로 이란 남서쪽에 위치한 마사하르에서는 시위대에 휩싸인 이슬람 혁명군이 총을 쐈으며, 그 자리에서 40~100명의 시위대가 죽음을 당했다고 현지 의료진과 목격자가 NYT를 통해 전했다.

이란 전문가인 유라시아 그룹의 헨리 롬은 “정부의 반응은 비타협적이고 잔인하며 빨랐다”며, “시위대들도 많은 이란인들이 거리를 장악하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과 시위대에 따르면 지난 4일간 정부의 강경 진압 속에 180~400명이 숨졌으며, 적어도 2000명이 다치고 7000명이 구금됐다.

뉴욕에 위치한 이란 인권센터의 오미드 메모리얼 대표는 “최근 국민들에게 치명적인 무기를 사용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9년 대선 이후 10개월간 이어진 시위에서 72명의 사망자를 남긴 것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2주간 반정부 시위에 따른 사망자는 정부의 강경 진압이 어느정도나 심각한지 잘 보여주고 있으며, 이번 충돌은 이란 지도층의 좌절감과 함께 미국의 경제 제재에 따른 경제적 정치적 불안이 어느정도인지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이란과 함께 중동에서 ‘시아파 벨트’를 형성하고 있는 이라크와 바레인 역시 반정부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 국가는 이란의 지원 속에 시아파가 상당한 정치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란의 지원이 줄어들면서 반정부 시위가 확대되었다는 분석이다.

이라크의 경우 지난 10월 1일부터 시작된 정부의 무능과 부패를 겨냥한 반정부 시위 속에 행정부의 총 책임자인 아델 압둘-마흐디 총리가 사임했다.

최근 바그다드 시위에 참여한 바샤르 하짐은 “우리는 그들을 뱀으로 생각한다”며, “그들은 허물을 벗을 수는 있지만, 본질을 바꿀 수는 없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의 정치인들은 지난 16년간 권력을 누리면서 나라를 망쳤다”며, “이제는 그들이 떠나고 우리가 대체해야 할 시간이다”고 강조했다.

레바논 역시 막대한 정부 부채와 통화가치 하락 등에 반발하는 반정부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최근에는 전국 주유소가 파업에 들어가는 등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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