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 커지는 미국 대도시…뉴욕 ‘임금 격차’ 7배로 확대

4배에 그치던 뉴욕시 노동자 임금 격차…35년만에 7배로 증가

LA·샌프란시스코·산호세·휴스턴 등 대도시 불평등 확대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1980년 미국 뉴욕주 남부에 위치한 중소 도시 빙엄턴에서 일하던 소득 수준 상·하위 10% 노동자들의 임금 격차는 4.5배 정도였다. 당시 같은 뉴욕주에 위치한 뉴욕시 노동자들의 임금 격차도 이와 비슷했다.

그로부터 35년이 지난 2015년 인구 20만여명의 빙엄턴 지역 상·하위 10% 노동자들의 임금 격차는 5배에 약간 못미친 반면, 인구 1500만명이 넘는 뉴욕시 노동자들의 임금 격차는 7배에 이르렀다. 4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면서 중소도시인 빙엄턴 지역에선 IBM 일자리와 제조업 시설이 사라진 반면, 뉴욕에는 새로운 지식 경제 분야의 고임금 일자리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겨울 폭풍이 미국 동부를 덮친 2일(현지시간) 뉴욕 시민들이 날리는 눈발을 뚫고 걸어가고 있다.[EPA=헤럴드경제]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뉴욕뿐 아니라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산호세, 휴스턴, 워싱턴 등 인구 100만명 이상 대도시 지역 노동자들의 임금 격차가 다른 중소도시보다 훨씬 크게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재이슨 아벨과 리차드 데이츠가 뉴욕 연준 데이터를 기반해 발표한 것으로 빙엄턴의 경우 지난 1980년 미국 195개 주요 도시 가운데 20번째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임금 격차를 보였다. 당시 뉴욕은 4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3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뉴욕을 포함해 샌프란시스코, 휴스턴, 로스앤젤러스, 댈러스, 워싱턴과 같은 대도시들이 임금격차 상위 20개 도시에 이름을 올렸다.

대도시 중심으로 노동자들의 임금 격차가 커진 것과 관련해 경제학자들은 대도시 경제가 성장할수록 고임금 근로자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이들에 대한 높은 보상이 이뤄지면서 상·하위 10% 노동자들의 임금 격차 역시 확대되었다고 지적한다.

그런 불평등은 지난 1980년 이래 미국 대도시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뉴욕의 경우 하위 10% 노동자의 실질 임금은 지난 35년 동안 15% 늘어나는데 그친 반면, 상위 10% 노동자의 경우 2배 가까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토론토 대학의 나다니엘 바움-스노 경제학자는 “새로운 경제 분야의 기술을 갖고 있다면 대도시에서 보다 높은 가치로 평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도시의 불평등 현상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고소득자에 대한 세금 부과와 저소득자에 대한 주택 및 교육 지원 강화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토론토 대학의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는 “(최저임금과 같은) 바닥을 끌어올리면 보다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당신은 여전히 엄청난 임금격차 속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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