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의 보고’ 당근·브로콜리, 쪄서 드세요

삶거나 끓이면 영양 손실, 생으로 먹으면 흡수율 떨어져

마늘·버섯은 전자레인지 활용을

달걀은 많은 사람들이 가장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단백질 공급원’ 중 하나다. 하지만 같은 달걀이라 할지라도 요리 방법에 따라 단백질 흡수율은 달라진다. 벨기에 루벤 대학병원에서 진행된 연구(1998)에 따르면 조리된 달걀의 단백질은 날달걀의 단백질보다 180%나 체내에 흡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단백질 보존율 또한 높았다. 이처럼 요리는 식품의 영양소 흡수율은 물론 함량까지 좌우한다.

▶ 끓이기…비타민C 파괴 주범=신선 채소를 물에 끓여서 익힐 경우 나타나는 가장 큰 문제는 비타민C의 손실이다.

‘건강’ 식재료의 대명사로 꼽히는 브로콜리는 물에 끓여 삶는 방식의 조리법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중국 항저우 대학에서 진행된 2009년 연구에 따르면 브로콜리를 물에 삶을 경우 비타민C를 최대 50%까지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금치, 양상추도 마찬가지다. 비타민C는 수용성인 데다 열에 민감해 끓는 물에 삶을 경우 물에 녹아나온다.

스페인에서 진행된 ‘야채의 항산화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조리방법’ 연구에서도 ‘끓는 물’은 채소의 영양소를 가장 많이 빼앗아가는 요리 증 하나로 꼽았다. 또한 ‘국제 미식 및 식품과학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Gastronomy and Food Science)이 요리방법을 비교한 연구에 따르면 “채소를 끓이면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B와 C 등은 물 속으로 빠져나가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능력을 잃는다”고 설명했다.

▶ 굽고, 볶고, 돌리고…재료마다 다르다=굽는 조리법은 음식의 맛과 향을 최대치로 높일 수 있는 방법이지만, 식품 속 영양소를 온전히 보존하는 방식은 아니다.

미국 농무부(USDA)에서 진행한 2007년 연구에 따르면 고기를 불에서 구울 때 비타민B와 미네랄이 최대 40%까지 손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육류는 고온에서 노출 시간이 길어질수록 헤테로사이클릭아민류(HCAs)와 다핵방향족탄화수소(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PAHs)라는 발암물질을 생성한다.

볶음 요리도 식재료의 종류에 따라 영양소 보존율이 달리 나타난다.

중국 항저우 대학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브로콜리를 기름에 볶아먹을 경우 비타민C 함량은 24% 떨어지고 엽록소와 수용성 단백질도 손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소 손실은 있지만 이는 끓여먹는 방식보다는 현저히 적은 수치다.

전자레인지에 조리하는 것은 ‘편의성’을 따지는 현대인에게 안성맞춤인 조리법이다. 전자레인지에선 조리시간이 짧고 열에 대한 노출 시간이 줄어 식품 속 영양소가 잘 보존된다. 2009년 식품과학저널에 실린 스페인 연구에 따르면 마늘과 버섯은 전자레인지에서 조리했을 때 항산화 성분을 가장 잘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녹색 채소 역시 전자레인지에서 조리했을 때 비타민C 손실량이 20~30%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

▶ 찌기…채소 영양소 보존에 ‘최적’=채소의 영양소를 잘 보존하는 조리법 중 하나는 ‘찜’이다.

농업·식품화학지에 실린 같은 연구에선 브로콜리를 쪄먹을 경우 항암작용을 하는 성분인 ‘글루코시놀레이트’(Glucosinolates)의 농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근도 마찬가지다. 유럽영양학회지에 실린 연구에선 당근을 생으로 먹거나, 쪄서 먹는 방식으로 조리법에 따른 영양성분을 비교했다.

그 결과 당근 100g을 생으로 먹을 때 카로티노이드의 섭취량은 7300㎍(마이크로그램)이었으나 익힐 경우 8300㎍까지 늘어났다. 흡수율도 달라진다. 생으로 먹을 때 카로티노이드의 흡수율은 10%지만, 익혀 먹을 때는 50~70%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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