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가 우울한 연말…실적악화..감독국 제재..장래 불안

최근 강력한 감독국 제재를 받은 PCB.

최근 강력한 감독국 제재를 받은 PCB.

거리에서 울려 퍼지는 즐거운 크리스마스 캐롤과 달리 연말 한인은행권의 분위기는 한숨만 가득하다. 은행장을 필두로 한 경영진은 경영진대로, 일반 직원들은 일반 직원대로 다른 고민을 호소하고 있다.

우선 경영진들은 실적악화와 주가하락, 잦은 직원이탈 그리고 감독국 제재 등에 고민이다. 실제 주요 한인은행들의 실적을 보면 주주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쉽게 납득이 간다.

뱅크오브호프의 경우 최근 주가가 15.47달러로 23달러에 육박하던 지난 2017년 초에 비해 무려 8달러 가량 빠졌다.한미은행도 겨우 20달러를 넘겼지만 2017년 초 36달러를 넘본 것을 고려하면 주주들의 손실이 만만치 않다. 이외에 PCB나 Cbb 도 각각 수년 전에 비해 약 4달러 이상을 밑돌고 있다.

주주들의 상당수가 가치 상승을 기대하고 매수했지만 수익은 고사하고 원금 회수조차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 한인은행들의 실적이 지난 수개 분기 연속 하향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주주들의 볼멘 목소리는 낮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상장 한인은행의 한 주주는 ”상장을 통한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많은 돈을 투자했는데 지금까지는 완전히 마이너스”라며 ”가족들에게 장기적으로는 큰 돈이 될 것이라고 설득하고 있지만 은퇴가 가까워 오는 지금 과연 한인 은행주가 큰 가치가 있는지 고민된다”고 털어놓았다.

실적과 주식 외에도 경영진의 고민은 많다.

한인은행들은 그간 커진 규모에 비해 자금세탁 방지규정(BSA) 위반 및 BSA 관리 시스템에 대한 인프라 보강이 부족했는데 결국 이 부분이 은행들을 괴롭히고 있다. 

한국계 신한뱅크 아메리카가 2017년 6월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자금세탁법과 관련한 제재(Consent Order)를 받은 것을 비롯, PCB가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가주비즈니스감독국(DBO)으로부터 강력한 행정제재(컨센트 오더·Consent Order)를 받았다.

뱅크오브 호프와 Cbb도  MOU 제재조치 등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이들 은행이 전산시스템과 관리 인력을 집중 보강하고 있어 곧 제재가 풀리겠지만 한참 어려울 시기에 영업망 확장, 인수 합병 등에 제동이 걸려 성장 동력을 잃어 버리고 말았다.

 직원 이탈도 골칫거리다. 직원 이탈의 이유는 다양하다. 최근 소문이 돌고 있는 한인과 비 한인계 간부와의 갈등 그리고 권력 다툼에 관심이 없거나 소위 핵심 인사의 측근이 아닌 아웃사이더의 진급 누락은 사실 오래 전부터 쉬쉬했던 공공연한 비밀이다.

능력이 있으면서도 진급과 봉급 인상은 미뤄지니 제 살길을 찾아 떠나는 것을 비난할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일부 한인은행의 간부들이 떠나는 직원들을 도와주거나 덕담을 건네기 보다는 이직 행위를 비난하거나 타 직원과 함께 떠나는 것을 금지하며 감시하고 있어 원망을 사고 있다. 이직을 감시하는 것은 자칫하면 법적 분쟁이 될 수 있는 부분으로 향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승진 문제가 아니어도 이직을 택하는 경우는 많다. 특히 수요에 비해 공급이 현저히 부족한 대출 부서의 경우 직원들이 마음만 먹으면 쉽게 새 직장을 찾을 수 있다.

최근 한인은행들은 1.5세대와 2세대 직원들이 급증하고 있는데 이들은 언어의 제약이 없는 만큼 직장을 쉽게 옮길 수 있다. 반면 한인은행들의 입장에서는 빠진 만큼 채우기가 어렵다. 좋은 직원이 빠지면 부서 실적이 떨어지고 결국 은행 실적이 악화되니 간부급으로서는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직원들도 고민이 깊다. 일단 눈앞에 고민은 보너스 문제다.  한인은행들은 그간  의례적으로 본봉의 100%를 연말 보너스로 지급해 왔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연말에 지급되는 100%가 보너스가 생활에 큰 보탬이 됐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지난해를 기점으로 연말 보너스 관행이 일률적인 현금 보너스 제도에서 100% 성과급 혹은 일부 축소로 변해가면서 실제 손에 쥐는 보너스가 크게 줄어 들었다.

보너스 산정 기준이 100% 성과급이어서 직원 별 능력에 따른 차이가 뚜렷하고 이마저도 다음해 1분기 내 지급이 되면서 연말 황금 쇼핑 시즌을 놓치게 된다.

두 번째는 은행원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다. 최근 IT를 기반으로 한 뉴뱅크와 핀테크가 급성장하면서 어느덧 기존 은행들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특히 애플과 구글 그리고 아마존까지 금융업에 뛰어들게 되면서 은행원이라는 직종이 더 이상 예전만큼 안전하다는 인식이 엷어지고 있다. 

은행원이 평생 직장이 아니라면 새로운 분야로 이직해야 하는데 직장을 옮기려면 한살이라도 어릴 때가 좋은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현실은 은행원만큼 베네핏이 보장되는 직장은 흔하지 않다. 결국 은행원으로 가질 수 있는 현재의 혜택을 택할 수록 미래에 대한 부담은 커지는 것이다.

한 은행의 직원은 ”은행에 들어온 이후 요즘처럼 직원들이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 순조롭게 승진해 최고 간부가 되는 비율이 하늘에 별 따기 인 것을 감안하면 전도유망한 곳으로 이직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생각을 하는 행원이 많다”고 말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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