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형 뜨고 주식형 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불확실…1조원 판매 채권형 상품

안전자산 선호 현상 뚜렷…위험자산 회피 경향

DLF 여파 사모펀드 투자 위축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저금리 기조 속 국내 주요 은행들이 비이자수익 사업을 강화하는 가운데 올해 은행권 자산관리(WM) 시장에서 채권형 금융투자 상품이 주목을 받았다. 대내외 경기 침체와 불투명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이 뚜렷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주식형 금융투자 상품의 실적은 저조한 걸로 파악됐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인해 사모펀드 대신 공모형 투자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나타났다.

20일 헤럴드경제가 주요 은행 PB를 대상으로 ‘올해 가장 많이 판매된 금융투자상품’을 알아본 결과 ‘톱3’가 모두 채권형이었다.

1조원 가량 판매된 ‘하나UBS PIMCO 글로벌인컴’은 다양한 글로벌 채권에 분산투자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했다.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발행된 투자적격등급(A~BBB-) 회사채에 집중 투자한 ‘NH-Amundi하나로단기채증권투자신탁’은 8809억원 가량 팔렸다. 4448억원이 판매된 ‘하나UBS PIMCO글로벌인컴혼합자산자투자신탁’은 시장 상황에 따라 다양한 채권자산에 투자하며 시장상황에 따라 만기를 유연하게 가져간 것이 특징이다.

위험자산일수록 높아지는 수익률 측면에서도 안전자산인 채권형은 선방했다.

일상 생활에서의 테크놀로지섹터 관련 주식에 투자한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 증권자투자신탁’이 33.3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일본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REITS)에 주로 투자한 ‘삼성J-REITs부동산투자신탁 1’은 28.79%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주요국 채권시장에서 고평가채권을 매도하고 저평가채권을 매수하는 상대가치전략을 추구했던 ‘신한BNPP H2O글로벌본드’의 경우 약 15%의 수익률을 보였다.

한 시중은행 PB는 “올해 중반까지 미중 무역분쟁이 난항을 겪으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이어졌다”며 “여기에 미국 연준의 보험성 금리인하와 기타 국가들의 금리인하 대열 합류 등으로 채권형 펀드가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PB는 “올해 시장 전문가들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와 공포감으로 가격변동성 확대와 금리 하향 안정화를 전망해 왔다”며 “이 같은 배경을 바탕으로 주식형 펀드와 같은 위험자산에서는 자금 유출이 지속됐다”고 말했다.

DLF·라임 사태 등으로 인해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는 위축됐다. 다만 해외 부동산이나 무역금융 매출채권 등에 투자해 비교적 안정적 수익구조를 가진 사모펀드들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유럽 금융 중심지 룩셈부르크에 위치한 신축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상품인 ‘한국투자룩셈부르크코어오피스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파생형)’은 411억원이 판매됐다. 외상매출채권을 할인해 구입한 후 매출채권 신용보험(Trade Credit Insurance)에 가입해 손실 위험을 헤지한 ‘Fidelis싱가폴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제17호’의 경우 143억원이 판매됐다.

시중은행 PB는 “하반기에 DLF 사태, 라임사태가 겹치면서 안정적 중수익을 제시해 오던 사모펀드들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졌다”며 “반면 주로 공모형으로 구성된 이들 펀드는 저금리 기조 하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내면서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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