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유재석’의 ‘재능’이란?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방송인 유재석이 트로트 신인가수 ‘유산슬’로 큰 인기다. ‘무한도전’ 종방후 주춤했던 그의 존재감은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 유플래쉬와 뽕포유 프로젝트로 크게 살아났다. 또한 유재석은 tvN 예능프로그램 ‘일로 만난 사이’와 ‘유키즈 온 더 블록’으로 방송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유재석은 ‘유산슬’로 활동한 지 99일이 되던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의 중식당에서 기자들에게 유산슬을 사주며 가진 ‘유산슬’ 1집 굿바이 콘서트 기자회견에서 많은 이야기를 털어놨다.

‘뽕포유’ 프로젝트는 김태호 PD의 역발상 기획력과 유재석의 다양한 재능이 합쳐진 결과물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형식은 달라졌지만 유재석 혼자 하는 ‘무한도전’이다. 그렇다면 유재석의 재능은 무엇일까?

재능은 ‘어떤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재주와 능력’이라고 하지만 유재석만이 할 수 있는 강점들이 꽤 많다. 유재석은 이날 “내가 무언가를 계획하며 사는 스타일은 아니지만~”이라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PD 마인드’, 즉 기획과 연출력을 가진 예능인이다. 유재석은 “유산슬을 할 때도 처음에는 트로트라는 점에 대해 ‘이게 되겠어’라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좋은 노래를 만나고, 친근한 느낌에 제작진의 기획 연출력이 합쳐지자 짧은 시간에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트렌드를 만들 능력은 안되지만, 그렇다고 트렌드를 따라갈 생각도 없다. 꾸준히 도전을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유재석은 작품속에 자신의 진심과 도전정신을 담는다. 그는 “벌써 데뷔한 지 30주년이 됐는데, 개인적으론 매주, 매해 위기가 아니었던 적은 없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놀면 뭐하니’와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자신의 진심이 많은 분들께 전달돤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재석은 “‘유퀴즈’도 ‘이런 것도 한번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너 혼자 너무 거창한 생각 아니냐’는 말도 있겠지만, 이런 것도 해야 다른 돌파구가 생길 수 있다. 도전도 하고 실패도 감수해야 하는데, 도전으로 생각하지 않고, 너는 실패했잖아, 이렇게 결론이 나면 쉽게 도전하기 어려워진다”면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만, 막상 기획안을 냈을때 위에서 받아들이는 경우가 적다. 이는 현업에 있는 PD들의 고민이기도 하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효과를 낼 수 있는 프로그램 위주로 선택되고, 안전한 기획안이 통과되는 현실을 무시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저와 함께 해준 제작진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유재석은 기획력과 도전정신만 가진 게 아니다. 항상 정도를 지켜나가는 진정성에 성실함, 꾸준함까지 갖췄다. 때로는 지칠 만도 하지만, “이번에는 놓치지 않을 거에요”라는 간절함과 적극성, 열정 같은 것들이 합쳐져 유재석의 호감도가 크게 높아진 것이다.

초기 9년간 무명생활을 했던 유재석은 “지칠 때면 과거 일 없을 때를 생각한다. ‘무도’에서도 말한 적이 있지만, 그 때 ‘기회를 한번만 달라, 나중에 불평하면 큰 벌을 주셔도 된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고 했다. 그 다짐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이면 49세다. 둘째가 돌이 지난 지 얼마 안되고, 첫째가 초등학생인데, 여행을 못갔다. 가족구성원으로서 아내 나경은에게 미안하다. 언제까지 일지는 모르지만 최선을 다하고, 오는 6월까지는 휴가를 가겠다”고 밝혔다.

유재석은 낯가림이 있다. 친해지는 데 오래 걸린다. 하지만 한 번 친해지면 정말 재밌는 친구라는 점을 나는 안다. 방송에서도 공식적인 관계만으로 진행하면 무미건조해진다. 호형호제하는 사적인 관계, 말을 조금 심하게, 또는 만만하게 할 수 있는 친한 사이를 방송에서 활용하는 것도 재미를 위해서다.

이 때는 유재석에게 ‘깐족거림’도 볼 수 있다. 그런 관계가 이전에는 박명수였다. 지금 ‘큰 자기’ 유재석에게 그런 관계는 ‘아기 자기’ 조세호다. 이 정도 만으로도 유재석이 방송을 위해 어느 정도 심혈을 기울이는지를 알 수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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