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에 휘청 프랑스…‘내려놓기 카드’ 쓴 마크롱

대통령연금·헌재위원직 포기

노동·시민사회 반발 잠재우기

경제피해 확산…수습 쉽지않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퇴임 후 특별연금과 헌법재판소 위원직을 포기하겠다고 발표하며 장기화되고 있는 프랑스 파업 시위 수습에 나섰다. 사진은 앞선 21일 코트디부아르를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이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모습. [로이터=헤럴드경제]

연금제도 개편 반대로 촉발된 프랑스의 대규모 파업 시위가 3주 차로 접어들면서 경제적 타격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대중교통 마비 등 나라 전역을 뒤덮은 혼란으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겼고, 덕분에 소매업계와 관광업계 등은 연말 대목에도 장사를 포기해야할 지경에 이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사태를 타개하기 위해 퇴임 후 특별연금과 헌법재판소 위원직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미 본격화되고 있는 경제적 피해까지 수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대규모 파업에도 ‘정면돌파’ 의지를 보여온 마크롱 대통령은 결국 22일(현지시간) 전직 대통령에게 지급되는 월 6220유로(한화 약 800만원)규모의 특별연금과 퇴임 후 자동으로 갖게 되는 헌법재판소 위원직을 포기하겠다고 선언, 파업 정국 수습에 나섰다.

연금에 헌법재판소 위원에게 지급되는 수당을 포함하면 마크롱 대통령이 포기를 선언한 총 월 급여는 2500만원에 달한다. 대통령부터 연금을 포기하는 ‘모범’을 보임으로써 정부의 연금개편이 ‘국민들이 더 오래 일하게 하고 연금은 덜 주기 위한 방법’이라는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반발을 잠재우겠다는 복안이다.

앞서 마크롱 정부는 직종·직능별 42개의 퇴직연금 체제를 포인트제를 기반으로 한 단일 연금체제로 개편하겠다고 발표했다. 큰 방향은 연금을 제대로 받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현역에서 일해야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개편안에 따르면 연금 수령 연령은 오는 2027년부터 현 62세에서 64세로 늦춰진다.

마크롱 대통령이 뒤늦게 파업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연말 대목과 맞물린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겉잡을 수 없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철도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마비되면서 상품을 제때 유통받지 못한 소매업계의 매출은 벌써 빨간불이 켜졌다. 소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와 비교에 소매업체들의 매출은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60%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숙박업소와 식당 등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예년 같으면 연말을 맞아 대거 프랑스를 찾을 관광객들이 도시 곳곳에서 벌어지는 소요사태로 발길을 끊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파업이 단기간 내에 마무리되더라도 그 여파가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프랑스 주요 고용주협회는 최근 파리 지역의 사업주 중 약 4분의 3가 경제적 손실로 인해 내년 1월부터 진행 예정인 인력 채용 규모를 동결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유통업체를 비롯한 프랑스의 많은 기업들이 연말기간에 연간 이익의 상당 부분을 벌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지난해 말 마크롱 정부의 유류세 인상 반대 시위로 큰 타격을 입은데 이어 올해도 연금제도 개편 반대 시위로 전 산업에 걸쳐 광범위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전했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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