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 “시위대 요구 수용하자”는 캐리람 제안 일축

홍콩 구의원 선거일인 지난 24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홍콩 레이몬디 중학교에서 투표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이 중국 지도부에 시위대의 핵심 요구를 수용하자는 건의를 했으나 거절당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SCMP가 인용한 홍콩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람 행정장관은 지난 14∼17일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중국 지도부에 시위대의 요구 사항 중 하나인 ‘경찰 진압 과정을 조사할 독립된 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는 시위대의 핵심 요구 사항으로, 홍콩 친중파 진영에서마저 정국 안정을 위해 이 요구만큼은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중국 지도부는 람 장관의 제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오히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람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단호하게 법을 집행하고 조국과 홍콩을 사랑하는 홍콩 경찰을 굳건하게 지지한다”고 밝혀 시위대에 대한 강경 대응 기조가 이어질 것을 시사했다.

람 장관은 독립 조사위 대신 경찰민원처리위원회(IPCC)를 통해 경찰의 진압 과정을 조사하겠다고 밝혔으나, IPCC에 참여해온 외국인 전문가들이 조사 권한 부족을 이유로 집단 사임하는 등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람 장관이 추진하는 ‘독립검토위원회’도 난항을 겪고 있다.

람 장관은 시위대에 대한 유화책의 하나로 홍콩 시위의 근본적인 원인을 조사할 독립검토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홍콩 정부가 독립검토위의 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접근한 퇴직 고위 법관들은 모두 이를 고사하고 있어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람 장관도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독립검토위 인선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개별 인사나 단체들은 신상털이 등으로 모욕을 당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홍콩 정부가 선호하는 독립검토위 위원장으로는 홍콩 주권반환 후 초대 법무부 장관인 앤드루 리 등이 거론되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Print Friendly